노 대통령, 감귤원 열매따기 체험…다음연구소 방문 애로사항 해결 약속

제주지역혁신 5개년 토론회와 오찬을 끝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서귀포시 상예동에 있는 김순식씨(47) 소유의 감귤원 열매따기 현장을 찾아 직접 열매를 따는 한편, 현장에 나온 농가들을 격려했다.

김태환 지사와 강상주 서귀포시장의 안내를 받으며 감귤원 현장에 도착, 열매따기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던 서귀포시생활개선회와 중문농협 주부대학 회원들에게 “안녕하십니까” “수고하십니다”라는 격려 인사와 함께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노 대통령은 김경식 중문농협장으로부터 감귤 열매따기의 필요성과 열매 따기 요령에 대해 설명을 받은 후 장갑을 끼고 지나치게 열매가 적어 상품이 되지 못하는 1번과 열매를 하나씩 따냈다.

   
“저도 옛날에는 감나무와 복숭아 적과를 했으나 감귤은 엄두가 안난다”

노 대통령은 열매를 직접 따면서 “내가 옛날에 감나무 밭에서 전지를 내 손으로 해 기술이 있으며, 복숭아 밭에서도 적과를 한 경험이 있으나 감귤은 (너무 많아) 엄두가 안난다.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하기에는 어렵겠다”면서 감귤농가들의 어려움을 체험했다.

처음 감귤 열매를 따는 탓인지 쉽게 열매를 딸 수 없어 김경식 조합장이 “돌리면서 따면 된다”라고 요령을 설명해 주자 “(직접 손으로 따야 하는 만큼)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열매 따기를 마친 후 현장에 있는 감귤농가들에게 “제주도는 모범적인 도”라고 말을 꺼낸 후 “정부에서 돈을 줘도 잘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못하는 곳도 있는데 제주도는 매우 잘하고 있다”면서 감귤 생산량 조정을 위해 자구노력으로 감귤폐원과 열매따기를 하고 있는 제주농정과 농민들을 칭찬했다.

“돈을 줘서 잘하는 곳도 있고 못하는 곳도 있지만 제주는 매우 잘한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감귤 폐원사업이 올해로 끝나 사업비 지원이 어렵지만 추가예산을 배정해 (폐원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내도록 하겠다”며 감귤폐원사업에 국고 75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작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을 실제로 어떻게 하는가 보고 싶어서 직접 왔다”면서 “예전에는 감나무 전지도 내가 직접하고 20세 때에는 공부하면서 형님과 함께 복숭아 적과도 해 봐 기술이 있는 줄 알았는데 감귤은 앞이 안 보인다”면서 어려운 여건하에서 감귤폐원과 열매 따기에 앞장서는 농가들의 고충을 위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감귤원 현장체험을 마친 후 애월읍 유수암리에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연구실을 방문해 이재웅 사장으로부터 다음 본사 이전에 대한 추진상황과 애로사항을 들은 후 이에 대한 해결을 약속했다.

이재웅 사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후 옆 사무실로 옮긴 노 대통령은 연구진이 다음이 차기 사업으로 준비하고 웹사이트 이용실태 분석과 관련해, 청와대 홈페이지 이용실태를 설명하자 “일반인에게도 서비스 할 수 있지 않느냐. 당사자에게는 공개가 가능한 것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재웅 사장으로부터 애로사항 건의 받고 해결노력 약속 
 

   
노 대통령은 또 “청와대 국정브리핑을 정부정책의 포털 사이트로 만들려고 하는데 어떤 손님들이 들어오는지 알아야 맞게 대응할 텐데, (청와대도) 내부적으로 분석을 하고 있겠지만 가서 물어봐야 하겠다”면서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연구소 잔디밭에서 다음 연구소 직원들과 테이블에 앉아 “여기 계신 분들 중에 결혼한 분은 많으냐” “결혼한 사람들은 살림을 어떻게 차리고 있느냐”며 서울에서 제주로 이전해 온 직원들의 생활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이재웅 사장이 브리핑에서 건의한 애로사항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재웅 사장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수도권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각종 세제혜택을 준다고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제도가 당초보다 축소돼 있거나 한시적인 규정 뿐”이라면서 “본사 이전에 따른 법인세 감면이 실효성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 사장은 현행 제도는 본사 이전시 5년간 법인세 100% 감면, 2년간 50%의 법인세 감면을 준다고 했으나 이전 인원 비율과 이전한 인원의 연봉비율을 두번이나 적용하는 바람에 실제 혜택은 5년간 36%, 2년간 18%로 실효성이 반감되고 있다며 지원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상식적으로 실수인지는 모르겠으나 (지원비율을 정하는) 산식이 우습게 됐다. (이전인원 비율과 이전인원 연봉중) 어느 한 곳 유리한 쪽으로 산식을 해야 하는 데,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어렵게 만든 것 같다”며 이희범 산자부장관의 의견을 물었다.

▲ 노무현 대통령이 2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지역혁신발전 5개년 계획 토론회에 참석한 후 북제주군 애월읍에 위치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인터넷지능화연구소를 찾아 이재웅 대표 등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주도와 다음이 제주도를 지식기반 도시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희범 산자부장관은 이에 대해 “지금의 제도가 문제점이 있어 재경부와 재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수도권 본사가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또 이재웅 사장에게 “다음이 제주로 이전하면서 이전시간과 비용 등 단계별로 닥치는 문제, 10년 후 자녀들의 교육문제 등도 고려해서 전체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면서 “다른 기업들도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에 대한 예측모델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또 “제주도는 혁신도시가 아니냐”고 묻고는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제주도도 가능하다”고 답변하자 “정부의 여러 구상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지방에 지식기반도시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제주도도 지식기반 도시가 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이재웅 사장에게 “제주도를 지식을 지향하는 도시로 만들러 보라”고 말한 뒤 “다음의 모범적인 시도가 그냥 좋다”면서 “(본사이전이) 성공적일지 어쩔지는 모르지만 현 상태를 뛰어넘은 사고가 없으면 변화는 오지 않는다”면서 다음의 적극적인 기업마인드를 칭찬했다.

노 대통령은 “위험이 있는 곳에 도전장을 던질 때 승부는 난다”면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다음이 성공해서 다른 기업들도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는 영감과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다음의 ‘즐거운 실험’이 성공하기를 기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다음 연구소 방문을 마친 후 제주일정을 끝내고 제주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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