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서귀포시, 강정마을 발전 44개 사업 3500억원 투자
재원조달 방안 없고 실현가능성 희박…반대여론 누그러뜨릴 미봉책

 

  ▲제주도·서귀포가 마련한 강정마을 발전구상(안)

제주해군기지 건설 최우선 대상지인 강정마을 발전구상(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극심한 찬·반 대립을 겪고 있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당근’이다.

하지만 35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조달 방안이 없는데다 사업추진 주체도 불명확, ‘장밋빛 구상’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서귀포시가 마련한 강정마을 발전구상(안)은 크게 10개 분야 44개 사업에 총 3500억원을 투입, 도시계획 재정비와 강정항 종합개발, 문화·사회복지시설 확충 등을 기본 골격으로 하고 있다.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분야에는 ▶강정유원지 일부 해제(25만3000㎡) ▶준주거지역 지정 ▶주거지역 확장 ▶상업지역 지정 등 4개 사업이 포함됐다.

  ▲진한 파란색이 도로 신설.확장구간. 거미줄처럼 촘촘하다.

또한 2014년까지 6개 도시계획도로 확장 및 신설이 이뤄진다. 이들 사업에는 400억원이 투자된다.

강정을 잇는 연결도로의 신설·확장과 해안도로 확장, 14호선 노선변경·확장 등 강정을 중심으로 한 ‘사통팔달’ 도로를 뚫는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강정항 종합개발도 추진된다. 대체어장이 개발되고, 퇴역함정을 이용한 해양공원이 조성된다. 또 민·관복합 크루즈항 터미널 건립과 잠수공동작업장 시설 등 7개 사업에 650억원이 투입된다.

토지수용에 따른 대체농지가 조성되고, 수출화훼 유통센터가 건립된다. 수출화훼 종묘 생산기반 구축과 화훼·농산물 저온저장고 시설 등 5개 사업에 100억원을 투입, 1차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상·하수도 정비 등 주거환경개선에 85억원, 전천후 게이트볼장 건설 등 체육시설 확충에 60억원, 강정아파트 건립에 1495억원의 예산이 투자된다.

이와 함께 70억원을 들여 잠수질환 치료센터 및 공립보육시설, 경로당, 다목적 복지회관, 마을 민속보존회관 건립 및 재정비 등 문화·사회복지시설이 대폭 확충된다.

이 밖에도 장학사업과 다목적강당 신축, 생태공원 조성 등 교육지원사업에 40억원, 물공원 및 생태전시시설·자연학습장 조성, 119센터 설치, 주민숙원사업 등 5개 사업에 600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강정유원지 일부 해제와 주거·상업지역 확대 등은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예상되고, 무차별적인 도로 확장·신설도 과연 타당한 지 의문을 사고 있다.

더구나 1495억원을 투입해 900세대 2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파트 건립 구상은 과연 현 실정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조차 의구심을 받고 있다. 현재 660여세대 전체주민이 2000명도 안되는 마을을 통째로 아파트로 이주시키겠다는 말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제주해군기지추진단도 ‘제주해군기지 사업 추진계획’을 통해 마을발전사업 구상(안)으로 ▶해양공원 ▶체육공원 ▶교육문화/의료센터 및 복지시설 ▶이벤트 공원 ▶생태공원 조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

기지건설예산 8000억원을 비롯해 소속 장병 세금납부 및 소비에 의한 경제파급효과 520억원 등은 소개되고 있지만, 정작 마을발전사업 구상(안)에 대한 추진계획은 사실상 백지상태나 다름없다. 더구나 이들 구상(안)은 제주도.서귀포시가 내놓은 발전구상(안)과 대부분 중복되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 김동문 제주해군기지추진단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제주도가 해군기지건설에 따른 인센티브를 요구한다면 국방부가 협조해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방위력개선사업과 일반회계예산 성격의 사업추진은 다른 문제다. 국방부가 해줄 수 있는 영역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더 많은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군기지 건설까지는 국방부가 책임질 수 있는 사안이지만 다른 부처와 관련된 요구 사항까지는 ‘총대’를 맬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제주해군기지추진단 관계자는 “추진계획은 마을주민들의 의견수렴을 위한 초초안 형태”라며 “강정마을에 주민지원센터가 운영되는 만큼 향후 행정에서 마련한 발전구상(안)과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세부 추진계획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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