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집짓기에 들어간 비용은 얼마나 될까?

집을 본 거의 모든 사람들은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 궁금해한다. 애써지은 집을 보고 돈으로 평가하는 습성이 씁쓸하지만 현실이다. 집짓기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하게 정리해보았다.

우선, 기초는 콘크리트 기초를 하지않고 잡석을 깔았다. 장비와 골재값이 들어갔다. 콘크리트 기초를 한다면 그 비용이 들어갈것이다.

흙벽에 들어가는 흙은 마당에서 파내서 썼다. 흙값을 절약했다. 제주에서 흙집을 짓기위해서는 좋은 흙을 구하기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흙집에서 좋은 흙이란 적당한 점도가 첫 번째조건이다.

단지 색깔이 누르스름하다고 황토라고 부르는건 잘못된 생각이다. 통상적인 관념의 황토와 제주흙은 그 성질이 전혀 다르다. 제주가 화산섬이기 때문에.

흙벽에 박힌 통나무는 과수원 방풍림을 간벌한 나무들이다. 비용이 거의 들지않았다.

서까래는 편백나무를 구했다. 집을 짓겠다고 결심하고서 바로 구해놓았다. 12자(360cm)  이상된 것으로 350여본을 구해 껍질을 벗겨 말려놓았다. 집을 짓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하는게 바로 나무들이다. 거실에 마루를 깔 생각으로 마루용 판재도 미리 구해 말려놓았다. 마루용 판재는 삼나무를 썼는데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는 습도조절에 탁월한 점이 있다.

나머지는 천장에 들어갈 삼나무판재와 방수시트와 피죽, 그리고 문틀에 쓰인 통나무를 반으로 자른 틀 정도가 흙집의 기본 골격을 세우는데 들어간 비용이다.

그 외 구들놓고 보일러깔고 문 달고 내부장식하는것들은 선택 사양이니 취향에 따라 할 일이다. 비용이 크게 들어갈게 없지않냐고? 그렇다.

거실에 마루 깔고 아이들 다락방 만들고 싱크대 만들고 하면서 온갖 모양내기를 했지만 일반적인 주택을 짓는 비용의 1/3 수준도 들지않았다. 집을 직접 짓는다는건 본인의 인건비를 생각한다고 해도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매력이 당연하게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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