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이 만난사람] 열린우리당 김재윤 의원①“미래의 희망끈 놓아선 안돼...교육투자가 경쟁력 좌우”

▲ 열린우리당 김재윤(서귀포시) 의원이 8월 한달 민생체험 투어를 벌이고 있다. 7일 오전에는 안덕계곡과 화순항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환경을 정비했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좋지 않은 요즘, 김 의원이 줍은 쓰레기는 마치 땅바닥에 떨어진 '민심'을 줍는 것으로 보였다.
열린우리당 김재윤(서귀포시) 의원. 17대 대선을 앞둬 범여권 통합신당 문제로 정치권이 한창 바쁜 7일 오전 서귀포시 안덕면 안덕계곡과 화순항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강창일(제주시 갑) 김우남(제주시 을)의원이 일치감치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대통합 민주신당으로 말을 갈아탔지만 김재윤 의원은 아직 열린우리당에 남아 있다. 물론 그 역시 조만간 당 지도부와 함께 민주신당에 합류할 전망이다.

범여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국민들의 시선은 냉탕과 온탕 두 가닥 중 아직까지 ‘싸늘’한 것만은 사실이지만 김 의원은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다. 국회 휴원을 맞아 <민생의 현장 속에서 민심을 바로알자>는 기치를 내걸고 한 달 일정으로 민생투어에 돌입한 여섯 번째 현장이다.

땅 바닥에 떨어진 민심을 줍듯 찾아 나선 민생투어

김 의원이 국회의원 배지를 단 2005년 여름부터 매년 해 오고 있는 민생투어지만 이번은 그 이전과 의미가 다르다. 무엇보다 정치권, 특히 열린우리당에 대한 실망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김 의원이 있다. 또 앞으로 9개월이면 유권자들로 심판을 받아야 한다. 지난 3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을 준비해야 한다.

안덕면의용소방대원들과 함께 안덕계곡과 화순항을 돌면서 쓰레기를 줍는 김 의원에게 쓰레기는 청정 자연제주를 지키고 보호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마치 땅에 떨어진 민심을 줍는 것처럼 보였다.

- 매년마다 민생체험 투어를 하는데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었을 텐데.
“국회의원 배지를 단 해부터 시작했다. 작년에는 겨울에도 해 이번이 네 번째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제주를 지금 살아가고 있는 분들의 아픔과 희망을 제일 가까이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국회에 들어가면 여론이 차단된다. 제주도가 가야할 비전, 대한민국 비전도 좋지만 제주도민이 염원하는 것, 바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민생체험이 제일 좋다.

▲ 정치이벤트로 보이는 민생체험. 하지만 김 의원은 민생체험을 통해 삶의 현장을 배우고, 법과 제도를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 일각에서는 정치이벤트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장을 다녀 보면 그게 아니다. 주민들도 처음에는 쑥스러워 하다가 나중에는 진짜 가슴속 이야기를 꺼낸다. 감귤이야기, 교육이야기, 동네 학교가 폐교되는 문제, 특히 어머니들은 아이들 교육에 대한 강한 진념이 있다. 학교 교육환경 개선에서부터 좋은 선생님을 보내달라는 이야기까지 줄줄이 나온다. 삶의 현장을 본다. 이곳에서 법이나 제도개선이 나온다. 사소한 개인사에서부터 국가의 정책문제까지 나온다. 그게 민생투어의 참의미다. 도민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삶의 현장을 공유할 수 있다.”

민생투어....희망과 비전을 이야기 하고, 실현가능한 방안을 찾는다

- 지금까지 몇 차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해보니 어떤가. 무엇을 느꼈나.
“서울에 있으면 정치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하지만 민생투어를 하면서 묵묵히 일하면 오히려 머리가 맑아진다. 하지만 우리 도민들이 고통을 느끼게 돼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수협공판장, 감귤선과장, 정치망 고기잡이 배, 축제도우미, 환경지킴이를 하면서 한미FTAㅁ문제를 피부로 느낀다. 이러다 큰 위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때마다 희망과 비전을 이야기 한다.

민생투어를 하면서 세 가지 느끼는 게 있다.
첫째는 정치인은 기본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신뢰와 믿음이 생기고 여기에서 ‘힘’이 나온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안된다. 두 번째는 국민과 도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줘야 한다. 너무 어렵고 힘들지만 내일은 잘살 수 있다는 희망과 비전이 있기 때문에 견뎌야 한다. 세 번째는 이런 희망과 비전을 말로만 해선 안된다. 실제로 희망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힘과 능력, 전문성이 필요하다.

민생투어를 하면서 지금 제주가 처한 현실을 냉철히 분석하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과 비전 제시하고,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법적으로 어떻게 뒷받침하고 예산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 민생투어를 하게 되면 도민들로부터 진솔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는 김 의원.
- 희망과 비전을 이야기 한다고 하는데 피부에 와 닿겠는가. 정치인의 상투적인 립서비스가 아닌가.
“우리가 희망과 비전을 포기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어려워 할때 오히려 더 많은 희망과 비전을 이야기해야 한다. 성산포에 갔을 때는 해양리조트 문제를 꺼냈다. 자연과 사람이 아우러지는 고부가가치가 잇는 해양리조트 개발문제를 이야기 했다. 표선에서 성읍민속마을, 표선민속촌과 연계해 박물관마을, 세계인형테마파크가 가능한지를 모색했다.

감귤센터에서 선과를 하면서는 고부가가치 있는 감귤, 기능성 감귤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 했다. FTA 환경변화의위기는 외부에 있지만 해결은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나에게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농감협과 농민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는 할 수 있다. (감귤)생과로 만불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감귤파생상품으로 만불, 또 관광으로 만불을 벌어야 한다. 3만불시대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성산, 표선, 남원, 안덕을 순회하고 있는 김재윤 의원.
서귀포 수협 공판장에서는 바다는 새로운 기회임을 강조했다. 풍부한 자원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어민들의 어려움도 있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다. 안덕 화순은 진짜 요트마을, 아름다운 관광미항으로 개발됐으면 좋겠다. 화순항이 해양레포츠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을 말하고 있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러다 보면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새로운 문이 조금씩 열릴 것이다.”

해군기지 ‘갈등’- 특별자치도 ‘원망’- 한미FTA ‘위기’ 팽배

- 민생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을 것으로 안다. 지금 제주를 어떻게 보나.
“갈등과 원망,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해군기지로 인한 사회적 ‘갈등’, 시군을 폐지한 후 특별자치도가 제대로 가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원망’, FTA로 인한 위기의식이 도민에게 한숨을 쉬게 한다. 어차피 도전이 있지만 응전해야 한다. 아놀드 토인비가 말했듯이 ‘역사란 도전과 응전’이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4.3을 통해 아픔을 딛고 화해 상생 번영의 틀을 만들었 듯이 머리를 맞대서 갈등에서 평화와 상생으로, 원망에서 희망으로. 위기에서 도약과 번영으로 나가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각자 가치와 철학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목표는 같다. 그 누구도 제주도 번영과 발전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 누구도 행복과 평화를 바라지 않는 사람 없을 것이다. 제주도민의 이익과 행복, 평화와 번영이 대전제다. 서로 한 두 발식 물러설 것은 물러서서 가치지향점이 옳다면 뜻을 모으는 게 필요하다.”

   
 
 
▲ 환경미화를 마치고 난 후 안덕의용소방대원과 점심식사 자리에서 지역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결국은 김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 제주도지사 등 이른바 제주사회를 이끄는 지도자들의 문제가 아닌가.
“맞다. 누구부터가 아니라 저부터, 국회의원과 도지사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도의회 의장과 도의원 등 많은 분들이 함께 도민들의 대표들이 모여서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필요하다. 국회의원도 저를 포함해 4명의 국회의원이 함께 하고, 종교계와 시민단체도 함께 모아 문을  걸어 잠궈서라도 끊임없이 논의하고, 하나씩 의견을 모아가는 게 필요하다.

나라에서 큰 결정을 내릴 때 왕이 한꺼번에 결정하는 게 아니다. 마을회의에서부터 시작된다. 여기에서 모아진 의견이 읍면동을 거치고, 시와 도 차원을 넘어 국가에서 결정한다. 중국 전인대가 그런 것이다. 누구의 일이라고 외면하고 방관할게 아니다. 다함께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 제주도지사께서 앞장서서 우리가 함께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더 이상 토론할 시간이 없다고도 하지만 제대로 토론을 못했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충분히 토론해야만 합의가 도출된다.

한번 민생투어 끝나거나, 중간 시점에서 (김태환) 도지사에게 제안 하겠다. 국회의원들도 각기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필요하다. 뜻이 다 모아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모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젠 도로 그만 뽑고, 예산의 절반만이라도 교육에 투자하자”

▲ "이제 도로 그만 뽑고, 그 돈으로 자라나는 우리 미래세대에 투자하면 어떨런지...."
- 미래를 이야기 하는데, 미래를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일이 있다면.
“자라나는 미래세대의 교육에 투자하는 일이다. 예전부터 제주도는 도로를 뽑는, 길을 만드는 일을 이제 잠시 멈추고 그 예산의 절반만이라도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고 이야기 해 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무엇에 투자할 것인가를 이야기 한다면 단연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투자다. 지금도 중요하지만 미래는 더 중요하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그들이 해외에 눈을 돌리고, 세계적인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들이 반드시 제주에 살아야 한다는 법이 없다. 미국에 살면 어떻고, 프랑스, 영국, 일본에 있으면 어떤가. 언젠가는 다 제주를 위해 일할 일꾼들이다. 세계적인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게 곧 제주가 사는 길이다

지금 돈들 들여 도로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돈을 조금 줄여 교육에 투자한다면 나중에 그들이 훌륭하게 자라나서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시원한 도로를 뚫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일할 기회를 마련해 줘야 한다. 땅 300평, 밭 3000평을 물려주는 것도 좋지만 그 땅, 밭을 팔아 국제적 인재로 키우면 나중엔 땅 3만평을 살 수 있는 돈을 버는 기업가가 될 수 있다. 미래는 인재다. 인재를 어느 만큼 길러내느냐가 국가의 경쟁력이자, 우리 제주의 경쟁력이다.”

▲  땀방울을 흘리는 도중에서 주민과의 토론은 계속된다.
▲ 환경미화를 마차고 안덕의용소방대와 기념촬영.
- 바쁜 일정에 긴 시간 인터뷰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저가 좋아하는 중국의 노신 선생은 ‘애초에 길은 없었다. 사람이 다니면서 길은 만들어졌다. 희망도 그러하다’고 말했다. 희망과 비전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길도 사람이 다니면서 만들어졌듯이....때로는 절망하고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희망과 비전이 있다면 우리는 잘사는 제주도 행복한 제주도를 건설할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아이들 교육에 투자하고 열심히 가르치고 힘내는 시간이 제일 필요하다. 절망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와 신념으로 일어서서 미래를 내다보는 눈, 행복한 제주를 남겨주는 일에 힘써야 한다. 지금 지키고 쓰러지고 싶지만....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것 같다. 결코 조급하거나 서두르지 말라’고 했다. 희망이란 끈을 결코 놓지 말아야 한다. 김재윤도 희망과 비전의 깃발을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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