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고향 제주인 재일동포…김 위원장 후계구도 ‘촉각’

재일동포 출신으로 아버지의 고향이 제주도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부인 고영희씨(51)가 지난 13일 새벽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연합뉴스가 북한에 정통한 베이징의 중국 소식통을 통해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중국의 소식통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고씨의 사망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히고 북한은 후계자를 둘러싼 권력 암투 우려와 김 위원장의 사생활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관례에 따라 고씨의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며, 이미 장례식을 치렀다고 말했다.

고씨의 직접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였지만, 그는 몇 년전 유선암으로 치료를 받았고, 지난해 암이 재발해 사실상 완치가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또 지난해 9월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치는 바람에 건강이 더욱 악화됐고 이로 인해 지난해 프랑스 의료진이 극비리에 북한을 방문했으며, 올해에는 파리의 한 병원에서 종양 및 뇌 관련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 11일 고씨가 중태에 빠졌으며 고씨가 평양 귀국 직후 상당한 가격의 호화 관이 평양으로 수송됐다며 고씨의 사망설을 제기한 바 있다.

고씨는 그 동안 세간에 알려진 고 성혜림씨, 김영숙씨 등 김 위원장의 여자들 중 실제로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한 사실상 공식 부인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고영희씨의 아버지는 제주출신 고태문씨로, 그는 일본으로 건너간 뒤 유도선수로 활약했으며, 지난 1953년 6월16일 고씨를 낳았고, 1960년 가족들과 함께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씨는 1972년 만수대예술단에 입단했으며, 이 곳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눈에 띄면서 1976년 경 김정일 위원장과 결혼, 정철∙정운 두 아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정일 위원장의 둘째인 정철씨(23)와 셋째 아들인 정운씨(20)를 낳은 고씨의 사망이 확인될 경우 김 위원장의 전처인 성혜림이 낳은 장남 정남씨(33)와의 사이에 북한의 후계구도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 한국 언론들을 인용, 고영희 사망설을 보도하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

일본 교토통신은 지난해 2월 북한이 김 위원장의 차남인 김정철의 어머니인 고영희씨(50)에 대한 우상화 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을 입증하는 내부문서가 발견됐다면서 이는 북한이 김정철씨를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굳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아사히신문 자매지인 시사주간지 ‘아에라’는 북한이 남북통일과 관련해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이유로 백두산이 김정일 위원장이 태어난 곳으로 선전되는 장소이고, 한라산은 김정철씨 외할아버지의 고향이 제주도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