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평년 기온차 ‘전국 최고’…강수량은 ‘꼴찌’…열대야∙가뭄에 ‘허덕’

올 여름철 제주의 날씨가 전국에서 가장 괴팍스런(?) 날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7~8월 열대야 일수는 33일로 타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 도민들이 힘든 여름 밤을 보내야 했으며, 이와 반대로 강수량은 예년에 비해 가장 적게 내려 농민들이 시름에 잠기는 등 제주도 전체가 유독 ‘열대야’와 ‘가뭄’에 시달려야 했던 분석됐다. 

기상청이 1일 밝힌 ‘올 여름철 기온∙강수량 현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유난해 더웠던 올 여름철인 6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전국 10대 주요 도시의 평균 기온은 평년에 비해 0.6도가 높은데 반해 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0.9도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년기온 24.1도, 올 기온 24.7도인데 반해 제주는 평년 24.5도, 올해 25.4도를 기록했다. 올해 평균 기온도 제주는 전주(25.6도)에 이어 전국 10대 도시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올 여름철 제주도민들을 가장 괴롭혔던 것은 무엇보다도 잠을 설치게 했던‘열대야’였다.

전통적으로 더운 날씨를 보이는 서울과 대구도 7~8월 열대야 일수는 12일과 11일에 불과했으나 제주는 7월 14일, 8월19일 등 33일로 제주도민들은 7~8월 두 달 동안 이틀에 하루 꼴로 열대야로 짜증아닌 짜증을 부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최장기 열대야는 지난 1994년으로 이 때 제주는 7월 23일, 8월 21일 등 43일이었다.

이처럼 무더운 여름철을 더욱 힘들게 했던 극심한 ‘여름가뭄’이었다.

전국적으로 6월에 내린 강수량은 평년에 비해 최소 80%(광주)에서 최고 273%(청주)였으나 제주는 광주보다 훨씬 적은 34.8%에 그쳤다.

또 7월은 이보다 더 했다. 전국적으로 35.4%(부산)~570%(광주)의 비가 내렸으나 제주는 평년에 비해 24.0% 밖에 내리지 않았다.

다만 지난8월에는 21~23일 도 전역에 뿌리 집중 폭우로 인해 평년에 비해 157%나 많은 비가 내려 6~8월 3개월 동안 평균을 낼 경우 평년에 비해 77.5%의 비가 내리는 데 그쳤다.

전국적으로는 부산이 73.6%로 평년에 비해 가장 적은 비가 내린 것으로 분석됐으나 이는 제주지역에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졌기 때문으로 실제로 비가 오지 않은 날수와 체감적으로 느끼는 ‘여름가뭄’은 제주도가 훨씬 심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철은 올 여름철은 장마가 평년보다 일찍 7월 18일에 끝난 후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주고 받아 덮고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됐으며, 지상과 상층의 더운 공기가 우리나라 부근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특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강수일수가 적고 태양고도가 높은데다 일사광선이 강해 대기의 온도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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