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력에서 자유로운 사람들

최근 대학가에는 가짜 박사 걸러내기에 비상이 걸렸다.

신정아 교수 사태에서 이어지는 가짜박사 사태가 일파만파로 전국에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가짜학위와 자격증 단속에 나서는가 하면 일부 대학에서는 외부회사에 학력검증을 위탁하는 방법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특히 유명세가 있는 예술인들의 가짜 학력 도미노 사태가 심각하다.

윤석화, 장미희 등 국민배우라고 할 이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명성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기가 학력을 위조한 것이 아니라 자기를 채용한 단체나 기관들이 자기의 명성을 선전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변명을 늘어놓고 있기도 해 더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사태가 일어나니까 하는 말이지 보통사람 생각하기로는 그들이 대학을 졸업했는지 대학 때문에 그들이 예능이 뛰어났는지 별 관심을 가지지 않은다.

얼마나 그림을 잘 그리고 연기를 잘하고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 관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일궈낸 명성은 천부적 소질과 노력이지 학력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왜 사태가 심각한가 그것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거짓말 중에도 질이 가장 나쁜 것은 자기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더욱이 그들이 명성이 노력이나 천부적 소질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가짜학력 때문에 이루어지고  교수 자격을 얻었다면 벌을 받아 마땅하다. 정직은 예술이나 명성보다 한 단계 높은 가치이기 때문이다.

더 잘못된 것은 이 사회풍조이다.

전문성보다 학력중시 사회가 이들이 거짓말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필자도 학력에 대한 컴플렉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35년을 공직에만 있었지만 공직사회도 어느 사회에 못지 않게  경쟁이 치열한 사회이다. 인사권자는 학력을 따지지 않은다고 하면서도 은근슬쩍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나왔느냐고 알아 본다. 나의 학력은 6급공무원까지는 고졸이었다.

사무관이 되면서 학력 컴플렉스가 생기기 시작했다. 방송통신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내친 김에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학벌에 매달림으로 인하여 그 만큼 공직에 소홀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 전문성이 중요하지 웬 학력에 매달렸는지 미안하고 조금 부끄럽다.

   
 
 
학력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은 조훈현 국수를 생각하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그는 초등학교 졸업도 못하고 5학년 때 일본으로 바둑유학을 갔다. 국내 타이틀 8관왕이 되었고 바둑계의 영웅이 되었다. 더군다나 바둑세계 황제인 이창호를 제자로 탄생시켰다. 그들은 결코 학력이 아니다. 돌 한점 한점에 혼을 담고 노력한 대가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그렇고 축구황제 펠레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존경하는 김 구 선생이 어느 대학을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적이 없다.

그들은 경력란이나 훈장은 화려해도 학력란이 없다. 존경받는 사람이나 프로는 학력을 말하지 않는다.

[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김호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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