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제주경찰서 남문지구대 경장 정재남 운전자와 보행자

"아, 오늘 재수없는 날이네"
"왜 무슨 일인데?"
"급하게 오다가 사고날뻔 했잖아... 우리나라 사람은 양보심이 없어서 탈이야..."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남자가 흥분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대충 들어보니 모임시간에 조금 늦을거 같아 급하게 운행하는 중에 신호기가 설치되지 않은 횡단보도에서 사고를 낼 뻔 했다며 "아니 차량이 빠르게 운행하는 것을 보면 좀 있다가 가야지 갑자기 지나가면 되느냐"며 "아무리 횡단보도라도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야기를 들으며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당시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도 틀림없이 저 운전자를 욕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보행자가 어떻게 횡단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엄연한 운전자의 잘못이다.

도로에서 운행중 횡단보도가 있으면 그 좌우에는 일시정지선이 있다.

이것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것으로 운전자는 언제든지 차량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서행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이 사실에 대하여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보행자가 걸어가려고 하면 먼저 지나치려고 속도를 더 내면서 운행하는 차량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운전습관으로 인하여 보행자는 횡단보도에서도 차량을 피해가는 기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사람의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진데 사람들은 운전석에 앉으면 자신의 잘못된 운전습관으로 다른사람의 생명을 뺏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운전을 하는 경향이 있다.

차량과 사람이 부딪히면 다치는 것은 사람이니 괜찮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사람도 운전석에서 내리는 순간 보행자가 된다는 사실을 생각하여야 한다.

정재남 경장
여름도 막바지에 이르면서 무더위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럴 때 운전대를 잡고 차량에 타는 순간부터 짜증이 날 수도 있지만 운전중 보행자가 보이면 횡단보도에서는 당연히 법규를 준수하여야 하겠고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를 보더라도 먼저 양보하여 보행자가 다치지 않고 무사히 횡단할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보행자 사고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물론 보행자도 항상 횡단보도로 보행을 하여야 할 것이다.

"운전자도 차에서 내리면 보행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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