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대회 열고 새출발 선언…선출과정에서 일부 당원 반발 퇴장

   
민주당 제주도당이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자 개편대회를 열고 신임 도당위원장에 고진부 전 의원을 선출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하지만 고진부 도당위원장 선출과정에서 일부 당원들이 반발하며 욕설과 고성이 몇차례 오간뒤 퇴장해 버려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향후 갈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4일 오전 10시부터 도당사무실에서 한화갑 대표, 고진부 전 의원, 임기옥 도의원을 비롯, 대의원 및 당원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편대회를 개최했다.

▲ 당원들을 설득하는 한화갑 대표
이날 민주당 제주도당 개편대회는 시작하기 전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중앙당은 고진부 전 의원을 제주도당 준비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이번 개편대회에서 공식적으로 고 전 의원을 도당위원장 내정, 선출을 강행하려 했다.

하지만 북군지역 당원을 중심으로 지난 4.15 총선이후 고 전 의원이 당원으로서 임무를 소홀히 했을 뿐만 아니라 총선에 불출마함으로서 제주도 민주당의 지지기반을 송두리째 흔들었다고 비판, 도당위원장이 자격을 거론하며 임기옥 도의원의 지지를 천명했다.

이 때문에 도당 개편대회는 30분 이상 늦게 시작됐고, 한화갑 대표는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고진부 전 의원측과 임기옥 도의원측 관계자를 만나 갈등 봉합에 나섰다.

또한 한 대표는 공식 개편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당원과 대의원들을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한 뒤 “민주당은 지난 총선이후 망할대로 망한 정당으로, 빚이 100억원 이상되고, 사무처 직원들도 300명 이상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이제 새출발하려 한다”며 “고 전 의원이 당내 활동을 소홀히 해 ‘도당 위원장 자격이 있나’라는 지적이 있고, 그런 문제제기는 정당하지만 지금은 무너진 민주당을 살리는 게 급선무”라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 당원들의 반발이 계속 이어지자 눈을 감아버린 한화갑 대표.
한 대표는 “8일까지 각 시도당이 제모습을 갖추지 못한다면 50년 민주세력인 민주당은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제주도부터 민주당을 살리는 단결의 모습을 보여달라”며 거득 호소했다.

이어 개편대회가 시작됐고, 그동안의 민주당 제주도당 활동보고, 고진부 준비위원장이 인사말이 이어지고, 한화갑 대표의 축사가 있었다.

한 대표는 축사에서도 “제주도에서 당의 단합과 통일이 되지 않는다면 저는 당 대표직을 사퇴할 것”이라며 “과거에 연연하면 당의 발전에 보탬이 안되며, 개편대회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도당은 사고지역이 될 것이고, 민주당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없어질 것”이라며 당의 단합과 중앙의 결정을 따라줄 것을 당부했다.

한 대표는 “119명의 의원을 갖고 집권여당이었던 과거는 잊고, 인내.설득.타협을 통해 민주당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지금은 새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로 단결된 보습을 보여야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거듭 당 단합 요구에도 불구, 도당위원장을 선출할 때 일부 당원들이 욕설과 고성을 지르면서 잠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 도당위원장 선출에 반발하는 당원들을 달래는 임기옥 도의원
개편대회는 도당의 원로 당원인 고창권씨가 임시의장으로 사회를 진행했고, 고 임시의장이 도당위원장 추천을 요구하자 대의원이 고진부 전 의원을 도당위원장으로 구두호청했다.

고 임시의장은 재청과 삼청을 요구해 도당위원장으로 선출할 찰나에 대의원이 임기옥 도의원을 도당위원장으로 선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 임시의장은 재청을 요구했고, 응답이 없자 곧바로 고진부 전 의원을 새로운 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됐음을 선포했다.

일부 대의원들이 고 임시의장의 사회진행을 문제 삼으면서 퇴장하기 시작해 10여명이 퇴장했고, 일부 당원은 퇴장하면서 고진부 위원장의 자격을 거론하며 욕설을 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임기옥 도의원은 자신을 지지하는 당원들에게 "한화갑 대표의 말처럼 당을 살리려면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고진부 위원장을 중심으로 단합하자"고 자제를 당부했다.

잠시 소란이 있은 후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된 고진부 위원장은 “여러가지 일로 섭섭한 당원들이 있겠지만 새로운 민주당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며 “저도 민주당이 국민 마음속으로 파고 들어 신바람을 줄 수 있는 정당이 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 신임 민주당 도당위원장 고진부 전 의원
자신은 북군지역 당원이라고 밝힌 모 대의원은 “말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는데 고 위원장은 지난날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당원들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단합된 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고 위원장은 “지난 5개월 동안 저도 많은 고민을 해 왔다며 그것이 당원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줬다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다시 일어설 각오로 도당은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간부구성에 있어서도 지역에서 신망을 얻고 있는 인사들로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고진부 위원장을 선출한 후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결의문’을 채택한 후 개편대회를 마쳤다.

한편 고진부 위원장에 반대하는 당원들은 개편대회 퇴장직 후 도당 사무실 주변에 모여 향후 진로를 모색하며, "평생 민주당을 만들어논 자신들이 당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화갑 대표의 말처럼 일단 당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판을 깨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한 당원은 "일단 전당대회를 갖고 당 체제가 정비되면 제주도당의 문제점들을 거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향후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음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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