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창립10주년 기념 인순이 콘서트를 마무리하며

얼마 전 공연기획자 송승환씨가 등장하여 ‘어린 시절 보았던 공연의 감동은 집으로 오는 길에도, 잠자리에 들어서도, 그리고 지금까지 제 가슴에 생생히 살아있습니다’라고 이야기 했던 공익광고가 큰 호응을 얻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연극이든 음악이든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것보다 라이브 현장에서 출연자와 관객들이 한데 어우러짐에서 느끼는 감동과 희열은 남다르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주는 지리적 여건이나 인구규모상 국내외 유수의 문화공연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인데, 지난 토요일에 ICC Jeju 탐라홀에서 공연계의 디바 인순이씨가 제주특별자치도민들에게 소중한 문화체험을 선사해 주었다.

이번 인순이 콘서트는 ICC Jeju 창립10주년을 기념하며 진행된 공연이었는데, 탐라홀 최고 수용인원인 4,300석을 거의 채워 2003년 3월에 ICC Jeju가 개관한 이래 가장 많은 관객이 모인 이벤트 행사였다.

현재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대중들에게 ‘열정, 도전, 꿈’등의 긍정적인 이미지의 아이콘이 된 인순이는, 아니나 다를까 공연 전 리허설을 위해 탐라홀에 들어서서는 무대준비에 한창인 스텝들에게 밝게 인사를 건넨 후, 공연 때 관객들로 채워질 탐라홀을 한 바퀴 달리면서 몸을 풀고 무대에 올라가는 모습에서 그녀의 열정을 실감할 수 있었다.

드디어 탐라홀이 개방되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탐라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 앞에서 인순이는 폭발하는 에너지, 사려 깊은 무대매너로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ICC Jeju에서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탐라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바라보며 참으로 벅찬 감동을 느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인원이 모인 행사이다 보니 주차, 공연장 입장 및 자리배정 등의 문제점도 노출되어 앞으로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인순이 콘서트로 인한 가장 큰 수확이라면 ICC Jeju가 좀더 도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게 아닌가 싶다.

사실 제주지역 내에서 마케팅이나 홍보활동을 다녀보면, ICC Jeju는 문예회관이나 시민회관과는 달리 국제회의를 주로 하는 곳으로 인식되어 있어서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물론 ICC Jeju가 지난 2000년 한국에서 개최된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유치경쟁에서 컨벤션 전문시설의 부재로 유치가 좌절된 것이 계기가 되어 건립된 국제회의의 기본 인프라 시설이기도 하지만, 국내의 크고 작은 행사 및 수준 높은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장소이기도 함을 도민들께서 새롭게 인지해 주시고, 편하게 이용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느덧 달라진 하늘빛과 공기내음에서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데, 한여름과 가을 사이에 계절의 문턱이 낮아진 만큼 제주특별자치도민들과 ICC Jeju사이의 문턱도 한층 더 낮아지길 기대해 본다.

[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마케팅팀 김근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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