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저지농축수비대위 "국내 산업 영향.파급력 파악위한 토론 선행돼야"

▲ WTO회의가 열린 멕시코 칸쿤에서 산화한 '이경애 열사' 4주기 추도문을 낭독하고 있는 농축어업인들
제주지역 20여개 농어업인 단체로 구성된 한미FTA저지 제주도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이 동의하지 않은 FTA 타결은 원천 무효"라며 "FTA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을 보장할 국민투표를 실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미FTA저지 제주도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공동대표 고창효)는 11일 오전 10시 WTO 회의가 열린 멕시코 칸쿤에서 자결한 故 이경해 열사 4주기에 맞춰 제주주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차원의 국민투표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제주도농업인단체는 정부가 절대다수의 국민이 한미FTA를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국민대다수가 요구하는 국민투표를 조속히 실시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비대위는 먼저 '이경해 열사 4주기 추도문'을 낭독하고 "농민은 땀 흘려 일한만큼의 가치를 인정받고, 농업이 민족 식량주권과 국토환경을 지키는 기간산업으로 정립되며, 신명나게 일하는 농민들이 지키고 가꿔가는 맑고 깨끗한 농촌을 일구는 삶이 열사가 개척하려 했던 과제"라고 넋을 달랬다.

비대위는 "올해는 대선으로 인해 한미FTA와 같이 향후 수세대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치밀하게 논의하기에는 애당초 불가능한 현실"이라며 "정부는 혼란한 시기를 틈타 그동안 타결만을 목적으로 추진된 한미FTA를 어물쩡 넘어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특히 "노무현 정권은 임기가 거의 종료된 상황에서 향후 수 세대에 걸쳐서 이 나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밀어붙이기식으로 강행하며 시작부터 끝까지 졸속으로 점철된 한·미FTA를 즉각 폐기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강행처리가 아니라 그 동안 일방적으로 추진된 한미FTA 협상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국내 산업에 전반적으로 미칠 영향과 파급력을 고려한 토론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국민이 동의하지 않은 FTA 타결은 원천 무효이며, FTA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을 보장할 국민투표를 실시해야만 한다"며 "FTA는 개헌에 맞먹는 사회질서의 개편을 가져오기 때문에 정부는 지체 없이 협상 정보를 공개하고 최종 협상결과에 대해 찬반을 묻는 절차를 반드시 거칠 것"을 촉구했다.

또 "한미FTA를 체결하기 위해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수입하고, 농업농촌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국회비준 동의안을 제출한 정부를 규탄한다"며 "정치권은 한미FTA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실시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리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경해 열사' 4주기 추  도  문>

당신은 우리의 등불입니다.
피 끓는 생명을 조국에 바치고 그대의 꽃다운 혼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었습니다.
꺼져가는 불빛을 부여잡고 농민들이 방황할 때에,
손을 내밀어 주는 당신은 우리의 등불입니다

당신의 삶을 통해 350만 농민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우리 스스로 과연 얼마나 깊이 생각하여 실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매년 9월 11일 연례적인 행사로써, 수확기 농권운동 투쟁선포식이나 결의대회 정도의 의미만을 생각하며 관성적으로 대하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 번 근본적인 반성을 합니다.  

열사가 꿈꿔왔던 우리 농업·농촌·농민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농민은 땀 흘려 일한만큼의 가치를 인정받고,
농업이 민족 식량주권과 국토환경을 지키는 기간산업으로 정립되며,
신명나게 일하는 농민들이 지키고 가꿔가는 맑고 깨끗한 농촌을 일구는 삶! 

농민의 정치·경제적 권익을 지키기 위해 뭉치고 협력하여,
거센 수입 농산물의 파고에 적극 대처하고 정부농정 기조와 정책을 올바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적극 참여하여 ‘싸우며 건설하는’ 깨어 있는 농민의 삶!  

젊고 유능한 의욕적인 농민을 쉼없이 양성하여,
지역사회와 경제를 살찌워 나가는 미래의 농민지도자로 제대로 키워냄으로써,
농업생산 및 농관련 산업과 중앙·지방농정을 책임지는 핵심 일꾼으로 세워내는 일! 

이것이 이경해 열사, 당신의 삶을 통해 몸을 던져 실천하고
꿈꿔왔던 농업의 발전상이라 생각합니다.

온갖 시련과 역경, 눈물과 좌절을 헤치며 열사 당신께서 개척하려 했던 과제들… 

수많은 농지가 도시화로 인해 빌딩 숲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국민의 생명창고를 책임지는 농민들이 한국의 농업·농촌·농민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서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먼저 가신 나의 사랑하는 이경해 열사님...
그리고 농업.농촌.농민을 위하여 산화하신 모든 호국 영령 앞에서
머리숙여 삼가 조의를 표하나이다. 부디... 고이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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