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제주, 굿뉴스(2)] 동제주종합사회복지관 '하늘소풍 준비하기'

비영리조직이 지역사회와 시민의 욕구를 실현하는데 있어 자원봉사수준의 활동을 넘어 조직의 규모와 활동이 발전·지속되기 위해 운영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중요시 됨에 따라 홍보(마케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으로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이 진행하는 '사회복지 GoodNews'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의소리에서는 기획 '함께하는 제주, 굿뉴스'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죽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올지 모르는 죽음을 늘 염두에 두고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죽음 준비인 것이다.

동제주종합사회복지관이 제주시의 지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죽음준비 프로그램 '하늘소풍 준비하기'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죽음에 대한 긍정적 수용과 정서적 지지를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이 진정한 죽음준비라고 강조한다.

   
 

 
 
오는 10월25일까지 약 2개월간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동제주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 진행되는 하늘소풍 준비하기의 첫 시간에는 죽음준비교육 전문강사인 유 경씨가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강연을 진행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 지는 모르지만 죽음에 대해▲누구나 죽는다 ▲순서가 없다 ▲아무 것도 가져가지 못한다 ▲대신할 수 없다 ▲경험할 수 없다는 5가지는 알고 있다.

강사는 죽음을 두려움으로 느끼고 애써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늘 가까이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살아있는 동안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진정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행복한 삶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 죽음준비교육 전문강사 유 경.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감정에 솔직하고 많이 표현하는 삶.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

유씨는 "타인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스스로를 변화시키면 세상을 바꾸는 것과 같다"며 "노력을 통해 잘 늙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행복한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감정의 표현을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눈과 입(한목소리), 손(체온 느끼기), 마음(칭찬하기) 등 4가지를 맞춤으로써 긴밀한 감정교류를 형성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혼자 쓸쓸히 맞는 죽음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옆사람과 눈을 맞추고 한목소리를 내고 손을 잡아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을 하는 시간을 거친 참가자들은 처음의 어색함을 잊고 서로의 얼굴을 보며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 할아버지는 맞잡은 상대의 손이 참 따뜻하다고, 사람의 체온 36.5도가 전해주는 온기를 마음껏 즐기기도 했다.

▲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강사는 변화와 상실을 인정하는 삶의 자세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변화와 상실은 인정하되 자신의 삶은 끝까지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리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라고.

강사가 강조하는 죽음준비에는 유언장 작성도 포함된다.

강사는 "미리 유언장을 작성해 봄으로써 본인의 삶에 대해서도 한번 더 뒤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남길 수 있다"며 "유언장은 죽음을 맞는 사람에게도 남아있는 사람에게도 당황하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 임홍식 할아버지
프로그램에 참가한 임홍식 할아버지(71·제주시 구좌읍 평대리)는 "평소 죽음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이번 강의를 계기로 매사 마무리가 중요하듯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삶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임 할아버지는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남아있는 삶을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야한다는 말에 동감한다"고.

또 다른 참가자는 "늙어감에 서러워 주위를 둘러볼 여력이 없었는데 오늘 강의를 들으면서 나누는 삶이 행복한 삶이고 그것이 바로 제대로 된 죽음준비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하늘소풍 준비하기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는 동제주종합사회복지관 김태희 팀장은 "어르신들에게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값진 삶이며 죽음을 맞아 어떻게 삶을 정리하고 떠나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고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죽음준비 프로그램 '하늘소풍 준비하기'는 오는 10월25일까지 한국인의 죽음이해(영정사진 촬영), 아름다운 하늘소풍 동반자(호스피스), 의학적 죽음과 안락사, 죽음 끝이 아니다, 노인 여가와 레크리에이션, 장례정보 및 납골당 견학, 노후의 웰빙 위한 식탁, 화해와 용서 등을 주제로 진행된다.

한편 동제주종합사회복지관은 제주시 동부지역의 사회복지를 담당하기 위해 지난 5월 개관해 청소년, 이주여성,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의 사회복지 욕구 충족을 위해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문의=784-8281~2.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