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 전국 ‘최저’…제주서 돈 벌어 타 시·도 적자 메워

금융감독원이 지역별 자동차보험료 차등화 시행을 주저하는 가운데 제주지역 자동해 손해율이 매해 전국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내 자동차 운전자들은 금융감독원이 손해율이 높은 지역의 눈치를 살피는 탓에 상대적으로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어 지역별 자동차보험료를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금 일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8일 발표한 2003회계 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 전국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74.9%로 지난해 67.7%보다 7.2%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74.9%란 자동차보험사가 100원의 보험료를 받아 이중 74.9원을 보험료로 지급했다는 것으로 손해율을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전국적으로 운전습관이 비슷한 상황에서 손해율을 결정짓는 자동차 사고는 도로여건에 크게 좌우된다. 도로여건이 안전운행을 뒤받쳐 주는 지역은 손해율이 낮고, 반대로 도로여건이 나쁜 지역은 손해율이 높게 된다.

보험개발원은 따르면 전국 16대 시·도 중 제주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59.9%로 가장 맞았으며, 그다음으로 우산(63.9%), 충북(68.7%), 대구(68.9%) 순이었다.

반면 경남지역이 83.9%로 전국에서 손해율이 가장 높았으며, 충남(80.8%)과 전북·전남(각각 80.1%)이 그 뒤를 이었다.

제주도는 지난 2002 회계연도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55.6%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보험사들이 예정손해율을 72.5%로 잡고 보험료를 산정하는 것을 고려하면, 보험사들은 제주에서는 엄청난 흑자를 본 반면, 경남에서는 거꾸로 큰 손해를 본 셈이다. 즉 제주에서 번 돈을 경남에서 메우는 형국이다.

때문에 그동안 제주지역 등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예정손해율보다 낮은 제주를 비롯한 지역의 자동차 운전자들은 자동차보험을 지역별로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부터 ‘자동차보험요율 제도개선 추진방향’을 마련해 보험료율 지역별로 차등화 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손해율이 높은 자치단체와 지역별 차등화가 도입될 경우 지역별 역차별이 우려된다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밀려 결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각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보험료율을 일률적으로 산정한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면서 “지역별 차등화를 빨리 도입해야 사고가 많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에 차별화를 유도하고, 또 자치단체와 경찰 차원에서는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대책마련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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