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설립 두달만에 공식 출범…조합원 90여명

▲ 출범식 직후 활짝 웃고 있는 제주의료원지부 집행부들.
굴종과 억압의 사슬을 끊고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권리 쟁취, 의료 공공성 확보를 위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제주의료원지부(지부장 신민경)가 8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 7월8일 사측의 집요한 노조설립 방해 공작에도 불구, 새벽 6시에 노조창립 총회를 갖고, 9시 노동사무소가 열리자마자 노조설립인가를 받은 제주의료원지부는 이날 오후 6시30분에 ‘사회변혁 주체로서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를 위해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본조인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윤영규 위원장과 이용길 부위원장 등 30여명과 강봉균 민주노총 제주본부장, 전교조 이석문 지부장, 공무원노조 김영철 본부장 등과 제주대학병원지부, 한라병원지부 노동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신민경 지부장은 “우여곡절 끝에 지부를 건설하고, 마침내 출범식을 갖게 됐다”며 “수많은 탄압과 시련속에서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도내 노동단체들의 적극적인 연대와 조합원 동지들의 단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출범을 감격스러워했다.

신 지부장은 “도민의 건강권을 지키고, 평등의료를 실현하기 위해 조합원과 함께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해 사측에 끊임없이 더 나은 노동조건을 요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어렵게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활동해온 조합원들은 이날 출범식 자리에서 모처럼 밝은 웃음을 보여 향후 조합활동의 전망을 밝게 했다.

또한 조합원도 창립이 불과 두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60명에서 30여명이 늘어난 90여명이 가입해 전체 노조가입률도 80%에 육박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출범식은 지부장의 인사와 본조 윤영규 위원장의 격려사, 연대사 등의 순으로 이어졌고, 신민경 지부장과 이경미 부지부장, 김하나 사무국장 등의 집행부 인사 등으로 진행됐다.

끝으로 제주의료원지부는 △보건의료현장의 부조리와 비리 척결과 의료 공공성 확보 △고용안정.노동조건 개선 등 노동기본권 확보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이 보장되는 민주사회 건설 등의 결의문을 채택하며 출범식의 막을 내렸다.

한편 제주의료원지부의 출범으로 도내 5개의 대형병원 중 3곳이 노동조합 활동을 전개하게 됐고, 조합원은 350여명으로 증가했다.

신민경 지부장 인터뷰

   
“앞으로 노동자의 권익향상과 제주도의 의료공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제주의료원 초대 지부장인 신민경(32)씨는 당초 노동조합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었다.

하지만 사측의 부당한 대우와 열악한 노동조건이 계속되면서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고, 조합 건설에 앞장서 초대 지부장으로 당선됐다.

신 지부장은 “노조 설립 후 어제(7일) 처음으로 단체교섭에 앞서 교섭안을 병원측에 전달했다”며 “제주의료원의 병원인력은 6등급으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며 “최소한 배 이상은 충원돼야 제대로된 진료활동이 가능하다”고 언급하며 단체협상에 인력충원 요구를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다룰 것임을 밝혔다.

신 지부장은 또 “제주의료원은 서귀포의료원과 더불어 공공의료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이라며 “하지만 병원측은 의료의 공공성보다는 수익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것 같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어 신 지부장은 “전임 병원장이 제주의료원을 사유화하려 해 의료체계가 뒤죽박죽 상태”라며 “노조 출범과 함께 병원의 민주화에도 적극 힘써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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