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전화와 공문으로 집회 방해하고 있다"… 대규모 집회 앞두고 논란 확산

‘우리쌀지키기.식량주권 수호’를 위해 농민단체들이 주최하는 대규모 농민대회 집회를 앞두고 경찰이 조직적으로 집회를 방해하는 움직임을 보여 농민회 등 농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농민단체들은 자치단체인 제주도에서도 감귤 열매솎기’를 빌미로 집회 당일날에 맞춰 ‘농협과 감협 등 생산자 단체’에 공문을 보내, 집회에 참여하는 농민들을 저지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전농 제주도연맹을 중심으로 도내 23개 농민.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우리쌀지키기.식량주권수호 제주운동본부’는 지난해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 농산물 개방반대를 외치며 산화해간 ‘故 이경해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10일 ‘이경해 열사정신 계승! 우리쌀지키기! 제주농업 회생을 위한 제주도민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농민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열리는 집회로 제주지역에서는 10일 오후 2시 제주종합경기장과 오후 6시 제주도청에서 3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회는 경찰이 10일 열리는 제주도민대회가 불법집회라며 일선지역 단위농협에 연락을 취해 농민들의 참가를 저지해 달라고 협조요청을 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농 제주도연맹 김명식씨는 “지역 농민회 소속 회원들이 경찰에서 집회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일선 농협에 전화를 걸어 ‘불법집회’임을 강조하며 농민들의 참여를 못하게 협조를 요청했다는 제보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 도청에서 농ㆍ감협에게 보낸 공문
또한 김씨는 “시대가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공권력을 가진 경찰은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경찰의 움직임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력 대응할 것을 천명했다.

게다가 농민단체들은 제주도가 10일을 ‘감귤 10% 이상 열매솎기의 날’로 지정해 농협과 감협 등 생산자 단체에 공문를 보냈다며 집회를 사실상 원천봉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제주도의 공문에는 ‘생산자 단체인 농.감협에서도 행정기관에 준하는 자체계획을 수립, 추진해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고 참여계획 및 실적을 통보’하라고 적시돼 있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번 집회가 제주도청에서도 열리기 때문에 제주도가 의도적으로 농.감협에 협조공문을 보내 집회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으며, 제주도는 우연히 날짜가 맞은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이 어느 시대인대 그럴 리가 있느냐”며 “우리쪽에서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발뺌했다.

제주도 관계자도 “열매솎기가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해 4일에 이어 10일을 ‘감귤 10% 이상 열매솎기의 날’로 지정해 농.감협에 참여를 독려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우연히 10일 날짜가 격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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