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스님과 함께하는 '생명과 평화' 이야기

"생명평화란 총체적 관계의 존재로서 우주에 살아있는 모든 존재가 함께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태양과 나 자신은 하나이며 한 그물에 엮여 있어 그 실존의 무게는 같습니다"

제주출신으로 지리산 실상사 주지인 도법 스님의 강연회가 제주참여환경연대(공동대표 조성윤 이지훈) 주최로 26일 제주시 탐라장애인복지회관에서 열렸다.

2001년 2월 16일부터 지난 11월 12일까지 3년 가까이 절 밖 출입을 금한 채 '생명평화 민족화해 평화통일 1,000일 기도'에 정진했던 도법 스님이 처음으로 행한 대중강연의 주제는 '생명평화', 그리고 '관계'였다.

도법 스님은 현실의 문제를 '비인간화'와 '생명위기'에 빠진 최악의 상황으로 진단하면서 "모든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원인을 먼저 바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도법 스님은 생명위기의 원인으로 무지와 이기심을 꼽았다. 우주 만물이 너와 나를 나눌 수 없는 밀접한 '유기적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망각해 환경과 자연을 파괴하고 전쟁을 함으로써 상대는 물론 자신까지도 위기에 빠뜨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현 세계 문제의 근원적 원인은 '부자의 논리', '승리의 논리'에 빠져 자신의 실상을 알고 가꾸는 일을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부자의 논리는 자본주의의 논리, 경제적 논리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인데, 지금 내가 편안하고 잘 먹고 잘사는 것은 나 아닌 누군가가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도법 스님은 이어 "미국은 이라크와 명분없는 전쟁을 통해 승리했다고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에 떨고 있는데, 원인 규명 없이 전쟁을 통해 해결을 하는 것은 또다른 불안과 혼란을 가져올 뿐"이라며 '승리의 논리'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도법 스님은 끝으로 "깨달음과 자족과 자비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며 "존재의 질실을 관찰하고 생명질서에 근거해서 삶을 가꿔나가자"고 말했다.

생명평화 기원 1,000일 기도를 마친 직후인 지난 15일 '지리산평화생명결사'를 결성했던 도법 스님은 전국을 '탁발 순례'하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사는 생명평화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