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쌀지키기ㆍ식량주권수호 제주운동본부1500여명 참여 대규모 집회

   
‘이경해 열사정신 계승하여 WTO 박살내자!’ ‘쌀마저 개방되면 제주농업 다 죽는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도 성난 농민들의 분노를 막을 수 없었다.

우리쌀지키기 식량주권수호 제주운동본부(강인성 상임대표)가 주최한 ‘이경해 열사정신 계승! 우리쌀지키기! 제주농업사수를 위한 제주도민대회’(이하 도민대회)가 10일 오후 2시부터 제주종합경기장 앞 광장에서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을 비롯, 농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 1500여명(대회 관계자 추산, 경찰 추산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 이날 제주도민대회에 참가한 참석자들은 농산물 수입개방에 이어 우리 민족의 주식인 쌀마저 개방하려 한다며 정부의 정책을 질타했다.

   
제주운동본부 강인선 상임대표는 대회사에서 “1년전 이국 멀리 멕시코 칸쿤에서 신자유주의 반대, 농산물 개방을 강제하는 WTO 해제를 주장하며 이경해 열사가 자신의 몸을 내던져 산화했다”며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경해 열사의 죽음에도 불구, 민족의 주식인 쌀마저 개방하려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 상임대표는 “식량자급률이 26.9%에 불과하고, 쌀을 제외하면 자급률은 5%까지 떨어진다”며 “농산물 개방에 맞서 정부는 식량자급률을 법제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애자 의원은 “국회가 개원한 상태이지만 우리의 1차산업과 농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농산물 수입개방에 맞서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저를 비롯해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은 무너지는 민족농업을 되살리기 위해 여러분과 적극적인 연대를 해 나가겠다”고 말해 이날 집회에 참석한 농민.노동자로부터 아낌없는 갈채를 받았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강봉균 본부장은 “WTO 체제의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농민뿐만 아니라 노동자.민중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고, 특히 쌀마저 개방된다면 농업은 회생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대중조직인 민주노총도 농민들과 굳건히 연대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회사와 연대사에 이어 도민대회는 노래모임 청춘이 ‘농민갗로 집회 분위기를 고조시킨 후 ‘이경해 열사 정신계승해 우리쌀, 식량주권을 지켜내자’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운동본부는 제주도청까지 거리 행진을 벌이며 제주시민에게 쌀 개방 반대와 제주농업 회생을 위한 선전전을 펼쳤다.

제주도청에 도착한 운동본부 시위대는 도지사의 면담을 요구하며 도청안으로 진입하려고 해 한때 경찰과 대치를 벌여 긴장감을 보이기도 했지만, 마무리집회를 가진 후 별관 앞 공원에 천막을 치고 대회는 마무리됐다.

한편 우리쌀지키기.식량주권수호 제주운동본부는 11일 오전 10시 도청 앞에서 ‘쌀개방 찬반 국민투표 촉구’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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