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수학여행 온 충남 서령고가 태풍피해 '성금 50만원' 보내 온 뭉클한 사연

▲ 20일 성금을 전달하는 충남 서령고 학생대표(왼쪽)과 제주시교육청 김재수 교육장(두번째), 서령고 김기찬 교장(세번째)

"얼마 되지는 않습니다. 제주에 수학여행 왔다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요...."

"몇몇 선생님들은 하루 정도 일정을 취소하고 봉사활동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학창시절 아름다운 추억으로 평생동안 남을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최근 심화된 교육열로 인해 뒤를 찬찬히 되돌아 보기가 쉽지 않은 요즈음 제주에 여행 온 학생과 교직원이 십시일반의 정성을 모아 수해 성금을 전달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충남 서령고등학교(교장 김기찬) 수학여행단 일동.

 수 천만원 보다 더 값진 '50만원의 가치'...여행단 300여명 '호주머니' 털어

서령고교 학생과 교직원 300여명은 최근 수학여행차 제주를 찾았다가 제주 전역에 사상 유례가 없는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힌 태풍 '나리'의 피해 현장을 직접 눈으로 봤다. 그 중 한 학생이 김기찬 서령고 교장에게 "제주도민들을 돕고 싶다"며 조금이라도 있는 돈을 모아 성금으로 내자는 제안을 해 온 것.

▲ 충남 서령고가 제주시교육청에 보내 온 편지
그리고 모두의 뜻을 모아 실의에 빠져 있는 수재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전하기로 하고, 갖고있고 있던 호주머니와 용돈 등을 털어 '십시일반'으로 수해복구 성금을 마련했다.

이리 저리 모은 돈을 모두 합쳐봐야 50만원 2천원.

고향에서 제주로 떠날 때 안성마춤으로 여행경비를 지녔던 이들에게 그리 많은 돈이 나올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들의 작은 뜻은 결국 지난 20일 오후 교장과 학생 대표가 제주시교육청을 찾아 온정을 전달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서령고가 언론사가 아닌 제주시교육청을 찾은 것도 김기찬  교장이 연수시절 만난 제주시교육청 김기수 교육장의 인연인 때문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서령고 수학여행단은 "일부 선생님들이 하루정도 일정을 취소하고 봉사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며  "학창시절 아름다운 추억으로 평생동안 남을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통해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으게 된 과정이 알려져 가슴뭉클한  감동을 남겼다.

이날 직접 성금을 전해 받은 제주시 교육청 김재수 교육장은 "비록 다른지역이지만 교육가족의 일원으로써 내 일처럼 나서서 함께 아픔을 나누는 마음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서령고교 수학여행단에게 전달받은 수재의연금은 언론사를 통해서 전달하기로 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어쩌면 이날 충남 서령고 수행여행단이 보내온 '50만원'은 어쩌면 '5000만원'의 가치 보다 더 큰 마음의 성금이었다.

"비록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제주도민 여러분이 다시 일어서는데 조그마한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부디 마음 궂게 갖고 예전의 모습을 회복해 온 국민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제주도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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