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대표에 신상범씨 선출…'송악산아~' 보전운동 백서 발간

   
그곳에 오르면 국토 최남단 마라도가 보인다
이웃한 가파도마저 한 손에 안길 듯 다가온다
눈앞에 펼쳐지는 형제섬과 산방산의 풍광까지 더하니 대자연의 신비에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고개를 돌리면 구름넘어 한라산의 장관까지 파노라마를 만들어낸다.
한반도 남녘 마을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읍에서 만나는 송악산이다.
                                                -송악산녹색연대 창립 취지문에서


멀게는 선사시대의 유적부터 가까이는 일제의 진지동굴 유적까지, 문화.환경.지질학적으로 귀중한 유산인 송악산.

제주도의 남쪽 끝자락에서 수만년 동안 제주 민중과 함께해 온 송악산이 4년전 송두리째 사라질 뻔했었다. 바로 테마파크와 리조트 등 대규모 개발이 송악산에서 이뤄질 뻔했기 때문이다.

송악산 개발에 맞서 환경단체.언론.지역주민들은 치열하게 반대 투쟁을 했고, 결국은 법정에 의해 개발중지가 이뤄졌다.

하지만 송악산 개발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관광지구로 지정돼 언제든지 개발가능성은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

▲ 송악산녹색연대 신상범 상임대표
그 당시 송악산을 지키기 위해서 개발 반대 투쟁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모여 송악산의 학문적 가치와 연구, 학술발표, 이용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송악산녹색연대’를 구성했다.

‘송악산녹색연대’는 15일 오후 2시 제주도 농업기술원에서 회원, 환경운동가, 학계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강연회와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이날 송악산녹색연대는 창립취지문에서 “송악산은 ‘개발’과 ‘외자유캄란 그럴듯한 명분으로 형체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었다”며 “하지만 자연을 사랑하는 전국의 인사들이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고, 제주의 환경운동가들의 헌신적인 활동으로 ‘송악산’을 지키고 보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송악산 관광지구 조성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지구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송악산을 훼손하는 개발을 반대했다”며 “송악산이 부디 한반도 남단 제주의 영원한 자원으로 남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오늘 한 자리에 모여 ‘송악산녹색연대’의 창립을 선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념강연에 나선 전 환경부 차관(전 제주도행정부지사) 이만의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은 “제가 와서 송악산에 대해 언급하면 또 다시 회오리 바람이 일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회원으로 가입해 송악산 지키기에 앞장서 나가겠다”며 “송악산은 30%의 도민의지만 있으면 반드시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환경관리공단 이만의 이사장
이 이사장은 “송악산을 당장의 이익을 위해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는 대단히 경박하고 위험한 발상”이라며 “사업승인과 소송과정에서 송악산 개발의 문제점은 이미 지적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송악산을 보전하고, 후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펼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며 “저도 힘을 모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주장했다.

송악산녹색연대는 기념강연 후 창립준비 경과보고, 정관 승인, 사업계획 및 예산안 등을 확정했다.

또한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상임대표에 신상범, 공동대표 김승석.송재호.진용진.홍성직씨가 선출됐고, 송악산 보전운동 백서인 ‘송악산아, 송악산아’를 발간했다.

송악산녹색연대는 이와 함께 1년에 학술세미나 1회, 정기간행물 발간, 현장답사 4회, 운영위원회 등도 개최할 예정이다.

운영위원으로는 강순석 제주화산연구소 연구원, 김경훈 전 예래동환경연구회 회장, 김익태 제주KBS 기자, 서재철 자연사랑 대표, 손인석 제주도동굴연구소 소장, 양성철 중앙일보 기자, 이문원 강원대 교수, 정상배 제주환경운동연합 전 사무국장 등 송악산 개발 반대 투쟁에 앞장섰던 인사들이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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