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제주 굿뉴스] 서부종합복지관 '은빛어르신 한마당잔치'
비영리조직이 지역사회와 시민의 욕구를 실현하는데 있어 자원봉사수준의 활동을 넘어 조직의 규모와 활동이 발전·지속되기 위해 운영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중요시 됨에 따라 홍보(마케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으로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이 진행하는 '사회복지 GoodNews'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의소리에서는 기획 '함께하는 제주, 굿뉴스'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
억새의 은빛 물결이 제주의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 가을, 따슷한 햇살을 받은 노인들의 머리에도 은빛물결이 인다.
체육관 안을 가득 메운 노인들의 수를 헤아리지 않더라고 우리사회가 고령사회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노인의 수는 날로 증가하고 이를 부양할 젊은세대의 수는 감소하고 있는 현실에서 경제적인 어려움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고립돼 가는 노인들을 위해 열린 '은빛어르신한마당잔치'.
이날 은빛어르신한마당잔치에는 노인들의 흥을 돋울 숨비무용단의 축하공연 뿐 아니라 노인들이 경로당 등에서 배운 각종 재능들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예능경연대회'가 진행돼 즐거움을 더했다.
감미로운 음악에 맞춰 우아한 왈츠를 추는가 하면 노인들의 장수를 기원하는 장수춤공연, 가요 부르기 등 노인들은 마치 어린아이가 된 양 그동안 갈고 닦은 재능들을 다른 노인들에게 선보였다.
"막춤 인생 30년!"이라며 유쾌한 웃음을 보여주는 조창익 할아버지(75·제주시 한경면 고산1리)는 "매년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런 자리에 오면 다른 마을의 노인들도 만나서 서로 대화할 수 있고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즐겁다"고.
조 할아버지는 "무엇인가를 배우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삶의 재미를 느낀다"며 "인생의 즐거움이 그런 것에서 온다"고 말했다.
가요 '갈매기사랑'을 구성지게 부르며 흥에 겨워 자연스레 어깨를 들썩이고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노인들의 모습에서 활력이 느껴진다.
85세라는 노령에도 불구하고 예능경연대회 참가팀의 흥겨운 공연에 심취(?)해 멋드러진 춤사위를 보여준 양군배 할머니(제주시 한림읍 한림리)는 "적적한 노년에 이렇게 흥겨운 자리를 마련해 준 복지관에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말한 후 "마음껏 즐기고 가야겠다"며 다시 무대(?)로 나가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댄스, 민요, 고전무용, 장수춤, 건강체조 등 노인회나 경로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익힌 솜씨들을 선보였다.
무대에 선 노인들은 하나같이 활력이 넘치고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노인들은 "이것이 바로 사는 즐거움"이고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손자손녀가 생각난 듯 어린이들의 재롱에 저절로 박수가 나오고 어느 공연보다도 호응이 높다.
안 할머니라는 이 분은 "아이들을 보니 우리 손주들 어렸을 때 생각이 나서 그랬다"며 "아이들이 얼마나 앙증맞고 예쁜지 모르겠다"고 눈을 떼지 못한다.
"나이가 들어도 무엇인가를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즐거움은 크다"는 안 할머니는 노인대학원과 댄스교실을 병행할 정도의 열정을 갖고 생활한다.
이은주 사회복지사는 "노인이라고 해서 주어진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해서는 안된다"며 "노인들이 능동적으로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러한 지원을 통해 노인들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사회와 소통하며 건강하고 즐겁게 노년을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