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까하는 제주 굿뉴스] 한림소망의집 장애인주간보호시설 '한라산 등반 체험'

비영리조직이 지역사회와 시민의 욕구를 실현하는데 있어 자원봉사수준의 활동을 넘어 조직의 규모와 활동이 발전·지속되기 위해 운영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중요시 됨에 따라 홍보(마케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으로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이 진행하는 '사회복지 GoodNews'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의소리에서는 기획 '함께하는 제주, 굿뉴스'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이제 막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한라산에서 맞는 바람은 승언이에게 유난히 상쾌하게 다가온다.

비록 봉사자들의 등에 업혀 몇계단 오르고 쉬어가기를 반복하더라도...

   
 
 
한림소망의집 장애인주간보호시설에서는 장애극복 프로그램으로 한라산 등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발달장애1급인 승언이(12)는 상반기 체험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참가하는 것.

12살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왜소한 체구로 혼자 서는 것도 힘든 승언이지만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가을 한라산의 정취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 "승언아, 힘내서...한 걸음만 더..."
승언이 외에도 한림소망의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고임생, 고미옥, 김성우, 조형준 등이 이날 한라산 등반에 참여했다.

서른두해를 살면서 단 한번도 한라산에 올라보지 못했다는 고임생씨(지적장애 1급)는 메아리가 신기해 연신 '야~호!'를 외친다.

▲ 생애 처음 한라산 등반에 오른 고임생씨
고씨는 "계단을 오르는 것이 무척 힘들었지만 산에 올라보니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즐겁다"고 생애 첫 한라산 등반 소감을 밝혔다.

두손을 꼭잡고 한라산을 오르는 성우(14)와 형준이(13). 행동장애를 갖고 있지만 서로를 친구삼아 산에 오르는 동안 자신이 도움만 받는 존재가 아니라 또다른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인지를 조금씩 해 가며 자존감을 키우고 있었다.

   
 
 
한림소망의집 장애인주간보호시설에서는 지적장애인들이 자연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극기를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매년 두차례 한라산 등반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김지은 사회복지사는 "누군가의 도움없이 시설생활인들이 등산을 하거나 하는 활동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며 "그래서 그런지 힘들어하면서도 산에 오는 것을 모두들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라산에 오르는 것은 비장애인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적장애인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일"이라며 "힘들면 쉽게 포기하려는 지적장애의 특성 때문에 이런 활동을 통해 인내심도 키우고 힘들 때 서로를 도움으로써 협동심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또 "이러한 활동으로 지적장애인들은 힘든 것을 참고 견디며 정상에 올랐을 때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존감·자신감 등을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산행 후 먹는 라면은 정말 맛있어요!
김지은 사회복지사는 "지난해부터 인연을 맺고 있는 제주한라대학 관광레저스포츠과 학생과 교수님이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고 있어서 여러가지 활동들이 가능하다"며 "사회복지현장에서 자원봉사 인력은 항상 부족하지만 그래도 필요할 때면 늘 어디선가 고마운 분들이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을 보면 이게 바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날 한라산 등반에는 제주한라대학 관광레저스포츠과 학생들이 함께 했다.

▲ 뒤에서 밀어주고 번갈아가며 승언이를 업고 한라산에 오르는 자원봉사자들.
12살치고는 작은 체구지만 승언이를 업고 한라산을 오르는 것은 그리 녹록치 않은 일로 보였다.

'힘들다'면서도 너나 없이 4명이 번갈아가며 승언이를 업고 한라산을 오르는 그들이 있어서 승언이는 그렇게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 미소를 보며 봉사자들도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면서 사회복지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 헌씨(제주한라대학 관광레저스포츠과 재학중)는 "봉사활동은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봉사를 통해 따뜻한 마음과 보람을 선물받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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