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유세에서 제2공항 추진 강조, 공론화 절차 무시 발언 논란

4일 오후 서귀포민속오일시장에서 국민의힘 유세에 나선 원희룡 중앙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전 제주도지사). ⓒ 제주의소리
4일 오후 서귀포민속오일시장에서 국민의힘 유세에 나선 원희룡 중앙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전 제주도지사). ⓒ 제주의소리

원희룡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이 제주 서귀포지역 유세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의 공론화 절차를 뒤엎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원 본부장은 4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이 참석해 서귀포민속오일시장에서 진행된 유세에 등장해 제2공항 반대 여론을 겨냥해 “국가에서 만들려고 하는 것까지(반대하면서) 제주를 반으로 잘라놓고 한 발자국도 못 나가게 하려는 것은 안된다”고 공세를 가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걱정하는 게 있으면 잘 받아들이고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잘 대화해가면서 민주주의라는 게 (제2공항을)하려면 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이제 정상적인 절차로 제주도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좀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자”라며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제2공항 문제부터 풀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2공항 반대 여론을 민주주의 절차의 걸림돌인듯 묘사한 것으로, 자신이 제주도지사 재임시절 극심한 갈등 끝에 가까스로 합의된 도민 여론조사를 무시한 취지의 발언이라 논란이 될 전망이다. 

원 본부장의 지사 재임 시기인 작년 2월 제주도와 도의회는 ‘도민의견 수렴 후 갈등 유발 행위 금지’를 약속한 뒤 도민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두 개의 조사에서 모두 반대가 찬성보다 높게 나왔다. 

이후 원 본부장은 국토교통부에 제2공항 건설사업 추진 의견을 제출하면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번에 다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은 “단순한 도지사의 정치적 소신을 떠나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고 비판했고, 정의당도 논평을 내고 “합의를 번복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제2공항 건설 사업은 작년 7월 국토교통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환경부로부터 반려되면서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국토부는 내부적으로 사업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새 정부에서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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