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이준석, 서귀포오일장 유세 '비방전' 지지층 결집 주력

4일 오후 두 시간 간격으로 서귀포오일장에서 거리유세를 벌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제주의소리
4일 오후 두 시간 간격으로 서귀포오일장에서 거리유세를 벌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제주의소리

제20대 대통령선거를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나란히 제주를 찾아 팽팽한 표심 대결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4일 하루 온전히 제주 일정을 소화하며 지역 민심 공략에 매진했다.

특히 '역대급 비호감 선거'로까지 일컬어지는 이번 대선의 특성상 상대 후보를 겨냥하는 치열한 내거티브 공방이 벌어졌다.

주요 일정도 유사했다. 두 대표 모두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하고, 때마침 장이 들어선 서귀포오일장을 찾아 유세를 이어갔다. 양 당의 유세전은 불과 2시간 간격으로 똑같은 장소에서 전개됐다.

전면전이 벌어진 서귀포오일장에는 각 정당의 지지자들이 운집하며 북새통을 이뤘다. 민주당에서는 지역구의 송재호-위성곤 국회의원이 송 대표의 곁을 지켰고, 국민의힘에서는 직전까지 제주지사를 지낸 원희룡 중앙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이 동석했다.

각 당 대표는 자신들의 발언 기회의 대부분을 상대 후보를 저격하는데 할애하며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이날 오후 3시 서귀포오일장 주차장 유세차량에 오른 송영길 대표는 전날 전격적으로 성사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합의를 "국민을 무시한 밀실야합"이라고 규정하며 깎아내렸다. 송 대표는 "2~3일 전까지만 해도 '윤석열로 정권교체되는 것은 적폐 교대에 불과하다', '1년 안에 (투표한)손가락을 자른다는 말이 나올 것'이라며 신랄한 비판을 했던 안철수 후보가 무슨 야합을 했기에 새벽에 단일화를 발표했나"라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안 후보가)마치 소가 도살장에 끌려가듯이 억지로 끌려가서 단일화를 발표했다"며 "선거운동 중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끝까지 완주하겠다고까지 한 안철수 후보가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굴복을 했다는 것은 대체 둘 사이에 무슨 야합이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윤 후보를 겨냥해 "누구한테 조언을 받았는지 손에 '왕(王)'자를 쓰고 다니고, 산 소의 가죽을 벗겨서 굿을 해서 대통령이 될 수 있겠나"라며 "이재명 후보도 부족한 점도 있고, 흠도 잇지만, 본인과 부인과 장모까지 모두 범죄 혐의에 휩싸이는 이런 후보와는 비교가 안된다. TV토론에서 대통령 되더라도 특검을 받자고 했더니 윤 후보가 대답 못한 것 보지 않았나. 왕이 아니라 일꾼을 뽑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송 대표는 최근 불거진 윤 후보의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시력 조작으로 병역을 면탈한 사람이 어떻게 국군 통수권자가 되겠나. 공수특전단 출신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 6대 군사강국을 만들었는데, 군대도 안 갔다는 사람이 우리를 비판하나"라며 "윤석열 후보는 지금이라도 안과에 가서 자신의 시력 측정을 통해 조작을 통한 병역면탈 의혹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보다 앞서 오후 1시께 같은 자리에 선 이준석 대표는 "상대 후보인 이재명 후보를 보면 요즘 뉴스에 나오는 내용들이 참 부끄럽기 짝이 없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유능한 행정가인척 했더니 알고봤더니 정말 부도덕한 시장·도지사였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법인카드로, 업무추진비로 초밥, 샌드위치, 닭백숙, 베트남 쌀국수 사먹는데, 뭐 이렇게 나랏돈을 많이 해먹었나. 이건 완전히 나라 예산을 도둑질한 것 아니냐"라며 "옜 어르신들이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했다. 소고기를 구워먹은 이재명은 벌써 소고기도둑이 됐다"고 직설했다.

민주당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북한과 중국과 러시아 앞에만 서면 아무 소리도 못하는 민주당에게 대한민국의 외교와 안보를 맡기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지난 5년간 확인했다"며 "북한에 퍼줄 때는 정상회담도 하고, 여기저기서 이벤트도 했지만, 정작 서해바다에서 우리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죽었을 때, 우리 세금 200억원 가까이 들여 개성에 지은 연락사무소가 폭파됐을 때 문재인 정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굴종적인 대북관계를 이어간게 문재인 정부의 거짓 평화"라며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집단이 있다면, 전체주의·사회주의를 추종하는 집단들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한다면 도민들께서 꼭 민주주의 자유주의의 편에 서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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