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부터 소암기념관, 수묵화가 강미선 ‘담담서화(談淡書畫)’ 전시

강미선, 관심觀心 - 연蓮 1, 139X191cm, 한지에 수묵, 2021. 사진=서귀포시.
강미선, 관심觀心 - 연蓮 1, 139X191cm, 한지에 수묵, 2021. 사진=서귀포시.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과 사물들을 깊은 먹의 농담으로 표현해 고요한 사색의 순간을 선사하는 강미선의 초대전이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 서귀포시 소암기념관은 올해 첫 번째 기획전으로 한지와 먹을 통해 수행하는 마음가짐으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온 수묵화가 강미선 초대전 ‘담담서화(談淡書畫)’를 개최한다.

소암기념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오는 10일부터 5월 8일까지 진행되며, 강미선 작가의 수묵서화 작품 50여 점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강미선은 현재 활발한 작업과 전시를 펼치는 대표 수묵화가로 한지와 먹이라는 재료를 탐구하고 수묵(水墨)의 발전과 가능성을 모색하며 독자적인 담묵(淡墨)의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가의 작품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이나 정물들, 옛 시인들의 시구의 구절 등 소박하고 담백한 주제를 담고 있다. 

그러나 주제와는 다르게 작업 과정은 매우 고되다. 마음에 드는 한지를 고르고 한 장 한 장 겹겹이 배접, 바탕을 마련한 뒤 다시 수 없는 붓질들을 통해 비로소 작품 하나가 완성된다.

수행하는 마음가짐으로 완성된 작품들은 온화하고 담담하지만 그 안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먹의 농담과 작가의 사유(思惟)는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하고 씻어내 준다.

강미선, 서가도 관심觀心 - 감, 65X93cm, 한지에 수묵채색. 사진=서귀포시.
강미선, 서가도 관심觀心 - 감, 65X93cm, 한지에 수묵채색. 사진=서귀포시.
강미선, 한옥韓屋 5, 145X244cm, 한지에 수묵, 2021. 사진=서귀포시.
강미선, 한옥韓屋 5, 145X244cm, 한지에 수묵, 2021. 사진=서귀포시.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책가도(冊架圖)의 형식을 빌려 책 대신에 마음의 풍경과 정물들을 배치한 서가도 작품, 과감한 먹선과 공간분할을 통해 현대적인 조형미를 보여주는 한옥(韓屋) 연작들, 그리고 그림과 글의 경계를 넘어 서화(書畵)라는 단어가 보여주듯 다른 작품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글씨’ 등 작가의 다채로운 대표 작품이 소개된다.

더불어 작가가 오랫동안 주제로 삼아온 ‘관심(觀心)’ 연작들과 8m에 가깝게 벽면을 가득 채운 ‘명상(瞑想)’도 전시된다.

초대전 개막행사로는 오는 12일 오후 2시, 강미선 작가와의 대화 ‘강미선 수묵서화의 세계’가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사회로 진행된다. 선착순 입장이 가능하며 행사나 전시 관람 중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소암기념관은 소암 현중화 선생의 예술세계를 널리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그 정신을 계승하여 서화(書畵) 발전에 힘쓰는 다양한 예술인들을 조명하고 소개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강미선 작가는 한지와 먹이 점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시대에도 묵묵하게 수묵(水墨)을 이어왔다”며 “전통에 대한 탐구와 하나의 길에 대한 노력이라는 점은 소암의 예술정신과 맞닿아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잃어버리거나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강미선 작가는 홍익대학교 동양화가를 졸업, 동 대학원과 중국 남경예술학원에서 공부했다. 1994년에는 제1회 공산미술제에서 특선했으며, 1998년에는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키도 했다. 

사진=서귀포시.
강미선, 수정월담水定月湛, 135X75cm, 한지에 수묵, 2021. 사진=서귀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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