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전투표도 하위권, '전국 꼴찌 투표율' 오명 설욕할까

2017년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율. 제주의 투표율은 전국 꼴찌를 기록하는 오명을 안았다.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갈무리
2017년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율. 제주의 투표율은 전국 꼴찌를 기록하는 오명을 안았다.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갈무리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제주도내 230곳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한국정치사의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해 온 제주가 이번에는 투표율 전국 꼴찌라는 오명을 벗어낼지가 주목된다.

1987년 직선제 실시 이후 역대 대선에서 제주의 투표율은 단 한번도 전국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방선거, 총선의 참여 열기와는 달리 대선에 대한 참여도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저조했다.

1997년 12월 치러진 제15대 대선에서 제주의 투표율은 77.1%로, 투표율은 충남(77%)에 이어 거꾸로 두번째를 기록했다. 당시 전국 평균 투표율은 80.7%에 달했다. 가장 투표율이 높은 광주(89.9%)와 비교하면 무려 12.8%p의 차이를 보였다.

2002년 12월 실시된 제16대 대선에서의 제주 투표율은 68.6%였다. 전국 11번째로 나름의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치(70.8%)에도 미치지 못한 결과였다. 전반적으로 투표율이 저조했던 2007년 제17대 대선에서도 제주 투표율은 60.9%로 거꾸로 세번째였으며, 전국 평균 63%보다 낮았다. 

양강 구도로 팽팽한 접전이 벌어지며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도 제주의 투표율은 73.3%에 그치며 전국 16위로 미끄러졌다. 전국 평균 75.8%와 차이를 보였고, 최다 투표율을 기록한 광주(80.4%)와의 차이는 7.1%p였다.

매번 투표율 하위권을 맴돌던 제주는 지난 대선에서 직선제 실시 30년만에 처음으로 전국 꼴찌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게 됐다. 2017년 5월 실시된 '벚꽃대선'에서 제주의 투표율은 72.3%였다. 전국 평균 77.2%보다 낮았음은 물론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광주(82%)와는 근 10%p의 차이를 보였다.

공교롭게도 제주는 도지사·도의원 등을 선출하는 지방선거에서는 줄곧 전국 최고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해 왔다.

1995년 6월 첫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2010년까지 다섯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제주의 투표율은 모두 1위를 기록했다.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에서 제주의 투표율은 68.8%로 전국 평균 투표율 48.9%에 비해 무려 20%p 높았고, 2006년 67.3%(전국 51.6%), 2010년 65.1%(전국 54.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014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62.8%(전국 56.8%)로 전국 수위 투표율을 전남(65.6%)에 내줬지만 여전히 전국 두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가장 근래에 실시된 2018년 지방선거 투표율도 65.9%(전국 60.2%)로 17개 시도 중 두번째로 높았다.

대선 투표율이 유독 낮게 나타나는 이유로는 상대적 체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당·야당보다 괸당'이라는 속설까지 통용되는 제주 선거판 특성상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유권자가 후보와 직간접적으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레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20대 대선에서도 제주는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지만, 전국 평균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제주의 사전투표율은 33.78%를 기록했다. 2014년 사전투표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30%를 넘어선 것은 첫 사례다. 지난 대선 사전투표율 22.43%에 비해서도 11.35%p나 올랐다.

다만, 전국 17개 시도 중에선 경기도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사전투표율을 보였다. '대선 풍향계'라는 상징성 덕분에 제주민심의 향배를 전국적으로 눈여겨 보고 있어 본 투표에서는 더욱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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