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 겨울잠 깨고 나와 올무 걸린 오소리 치료 방생

지난 7일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야산에서 올무에 몸통이 걸린 채 발견된 오소리. 구조센터는 오소리를 치료한 뒤 9일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사진=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지난 7일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야산에서 올무에 몸통이 걸린 채 발견된 오소리. 구조센터는 오소리를 치료한 뒤 9일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사진=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제주에서 사람의 욕심 가득한 덫에 걸린 오소리가 구조돼 치료를 받은 뒤 자연으로 돌아갔다.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윤영민)는 지난 9일 불법포획된 오소리를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오소리는 지난 7일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야산에서 굴 주변 길목에 사람이 설치한 올무에 몸통이 걸린 채 발견됐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는 동·식물 환경변화 조사 요원들의 신고를 받고 구조팀을 보내 신음하고 있는 오소리를 구조한 뒤 센터로 이송했다. 

구조된 오소리는 다행히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았으며, 구조센터는 박힌 올무를 제거하고 몸통 복부찰과상을 치료하는 등 안정을 취하도록 한 뒤 제주과학고 남쪽 산림으로 돌려보냈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오소리는 2월 말부터 겨울잠에서 깨어나 바깥 활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 시기를 틈타 오소리 굴 주변에 올무나 창애 같은 덫을 불법적으로 설치하는 행위가 잦다.

불법으로 야생동물을 포획할 경우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지만 근절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윤영민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장은 “포획 장비 설치나 밀렵행위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오소리가 나오는 봄은 오소리에게 잔인한 계절인 셈”이라며 “중산간 지역 지리에 밝은 사람들의 불법 포획이 전문화된 데다 이른 새벽이나 늦은 저녁에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밀렵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포상제도의 정착과 현장 중심의 상시 단속체계 확립이 필요하다”며 “유관기관 합동으로 야생동물 서식처 보전을 위한 밀거래 단속, 불법 도구 수거 사업 등 지역 주민 연계 특별 감시 활동도 함께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지난 7일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야산에서 올무에 몸통이 걸린 채 발견된 오소리. 사진=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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