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서 3.10 총파업 75주년 기념대회 열려

제주4.3의 시작점에 있는 1947년 3월 10일 총파업 75주년을 기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기념대회가 개최됐다. 제주 3.10 총파업 정신으로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결의하겠다는 취지다. 사진=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의소리
제주4.3의 시작점에 있는 1947년 3월 10일 총파업 75주년을 기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기념대회가 개최됐다. 제주 3.10 총파업 정신으로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결의하겠다는 취지다. 사진=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의소리

제주도청을 시작으로 직장마다 3.1사건 투쟁위원회가 결성돼 도민들이 파업에 돌입했던 1947년 3월 10일 총파업 75주년을 맞아 제주지역 시민단체가 기념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제주민예총이 주관하고 7개 시민단체가 공동주최한 ‘제주 3.10 총파업 75주년 기념대회’가 지난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렸다.

‘민중을 위하라! 불평등을 타파하라!’를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제주4.3의 시발점인 1947년 3월 10일 총파업 투쟁의 제주공동체적 의미와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제주 3.10 총파업 정신으로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결의하겠다는 취지다. 노동자와 민중이 계승, 발전시켜야 할 4.3민중항쟁 역사의 중심으로 앞세우겠다는 방향을 가지고 있다.

제주 3.10 총파업은 제주도 전역에 피의 광풍이 휘몰아쳤던 4.3으로 가는 길목, 1947년 삼일절 기념대회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수많은 도민은 제주읍 북초등학교에 모여 삼일절 기념대회를 개최했다. 이후 가두시위를 진행하던 중 관덕정 인근에서 어린아이가 기마경찰의 말발굽에 치여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다.

군중들은 기마경찰이 다친 아이를 그대로 둔 채 지나가자 돌을 던지며 항의했고, 무장경찰은 이에 대응하며 총격을 가해 민간인 6명을 사살했다. 이들 가운데는 젖먹이 아이를 가슴에 안은 채 피살된 여인도 있었다.

그럼에도 미 군정과 경찰은 시위 주동자 검거에 열을 올렸고 제주도청 공무원으로 구성된 3.1절 대책위원회는 미군정에 보내는 6개 항의 요구를 발표, 3월 10일 파업에 돌입했다.

제주도청에서 시작된 파업은 민간의 참여로 규모가 커졌다. 관공서는 물론 은행과 학교, 회사, 통신기관 등 도내 166개 기관 단체 직원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이 중에는 현직 경찰관도 있었다. 

이들은 무장과 고문 즉시 폐지, 발포책임자 처벌, 경찰 수뇌부 사퇴,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에 대한 생활 보장 등을 요구했다. 

제주4.3의 시작점에 있는 1947년 3월 10일 총파업 75주년을 기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기념대회가 개최됐다. 제주 3.10 총파업 정신으로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결의하겠다는 취지다.  사진=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의소리
제주4.3의 시작점에 있는 1947년 3월 10일 총파업 75주년을 기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기념대회가 개최됐다. 제주 3.10 총파업 정신으로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결의하겠다는 취지다. 사진=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의소리
제주4.3의 시작점에 있는 1947년 3월 10일 총파업 75주년을 기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기념대회가 개최됐다. 제주 3.10 총파업 정신으로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결의하겠다는 취지다.  사진=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의소리
제주4.3의 시작점에 있는 1947년 3월 10일 총파업 75주년을 기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기념대회가 개최됐다. 제주 3.10 총파업 정신으로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결의하겠다는 취지다. 사진=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의소리

하지만 당시 미 군정 경무부장 조병옥은 경찰의 발포를 정당방위로 주장하며 제주도를 ‘빨갱이 섬’으로 몰아갔다. 이때 미군정 보고서에는 “제주도는 70%가 좌익정당에 동조적이거나 가입해 있을 정도로 좌익의 본거지”라고 기록됐다. 

결국 3.1사건 이후 1948년 제주4.3이 발생하기 전까지 2500여 명에 달하는 도민들이 검속됐고, 이내 제주는 빨갱이 섬으로 전락해 무차별적인 탄압 대상이 됐다. 결국, 걷잡을 수 없는 4.3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게 됐다.

제주 3.10 총파업은 미 군정과 분단 세력의 학살과 탄압으로부터 도민 생명을 지켜내고 민주 평등의 통일국가를 세우기 위한 노동자 민중의 대투쟁이었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 같은 정신과 현재적 의미를 문화제 형식으로 풀어내기 위해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제주민예총, 전국공무원노조제주본부, 전국교직원노조제주지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제주본부, 노동자역사한내제주위원회, 제주민중연대 등 단체는 기념대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결의문을 통해 “1987년 6월, 군부정권의 독재에 맞서 전국적인 민주화 투쟁이 일어났다. 6월 항쟁을 통해 군사독재 정권에 종말을 고하고 민주주의를 선언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17년 3월 10일에는 국정농단의 주범 박근혜를 민중의 힘으로 끌어내렸다. 적폐청산과 새로운 사회를 향한 열망으로 촛불을 들고 뭉치고 투쟁했다”고 말했다.

또 “2022년 지금, 우리는 또다시 투쟁하고 있다. 잔인하고 악독한 재벌과 투기자본에 맞서 노동자의 존엄과 일터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불평등에 맞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자본에 의한 난개발과 제2공항 중단 결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싸우고, 농민의 생존과 농업 농촌을 지키기 위해 자본과 권력의 개방농정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1947년 미 군정의 학살과 탄압에 제주 민중은 총파업으로 완강하게 투쟁했다. 공장은 기계를 멈췄고 교사와 공무원은 공무를 거부했으며, 경찰은 악독한 명령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인은 문을 닫았고 학생은 동맹휴업에 나섰다. 75년 전에도 제주 민중은 해방 이후 새로운 사회 건설을 요구하며 부당한 권력에 굽힘없이 온몸으로 항거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3.10 총파업을 기억하며 다시 깃발을 올려야 한다. 기후위기 전환의 시대, 불평등을 타파하고 평등사회로 대전환을 위해 새로운 정부에 요구한다”며 “민중을 위하고 불평등을 타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주4.3의 시작점에 있는 1947년 3월 10일 총파업 75주년을 기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기념대회가 개최됐다. 제주 3.10 총파업 정신으로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결의하겠다는 취지다.  사진=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의소리
제주4.3의 시작점에 있는 1947년 3월 10일 총파업 75주년을 기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기념대회가 개최됐다. 제주 3.10 총파업 정신으로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결의하겠다는 취지다. 사진=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의소리
제주4.3의 시작점에 있는 1947년 3월 10일 총파업 75주년을 기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기념대회가 개최됐다. 제주 3.10 총파업 정신으로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결의하겠다는 취지다.  사진=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의소리
제주4.3의 시작점에 있는 1947년 3월 10일 총파업 75주년을 기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기념대회가 개최됐다. 제주 3.10 총파업 정신으로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결의하겠다는 취지다. 사진=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의소리

[전문] 민중을 위하라! 불평등을 타파하라!

1947년 3월 10일,
제주도청 공무원으로 구성된 3.1절 대책위원회는 미군정에 보내는 6개 항의 요구를 발표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무장과 고문의 즉시폐지, 발포책임자 처벌, 경찰 수뇌부 사퇴,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에 대한 생활 보장을 요구했다. 제주 3.10 총파업은 미군정과 분단 세력의 학살과 탄압으로부터 도민의 생명을 지켜내고 민주 평등의 통일국가를 세우기 위한 노동자 민중의 대투쟁이었다. 

1987년 6월, 
군부정권의 독재에 맞서 전국적인 민주화 투쟁이 일어났다. 6월 항쟁을 통해 군사독재 정권에 종말을 고하고, 민주주의를 선언했다. 

2017년 3월 10일.
우리는 국정농단의 주범 박근혜를 민중의 힘으로 끌어내렸다. 적폐청산과 새로운 사회를 향한 열망으로 촛불을 들고 뭉치고 투쟁했다.

2022년 지금.
우리는 또 다시 투쟁하고 있다. 잔인하고 악독한 재벌과 투기자본에 맞서 노동자의 존엄과 일터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불평등에 맞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자본에 의한 난개발과 제2공항 중단 결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싸우고 있다. 농민의 생존과 농업 농촌을 지키기 위해 자본과 권력의 개방농정에 맞서 싸우고 있다.

1947년 미군정의 학살과 탄압에 제주민중은 총파업으로 완강하게 투쟁했다. 공장은 기계를 멈췄고 교사-공무원은 공무를 거부했으며, 경찰은 악독한 명령을 거부했다. 상인은 문을 닫았고 학생은 동맹휴업에 나섰다. 75년 전에도 제주민중은 해방 이후 새로운 사회 건설을 요구하며 부당한 권력에 굽힘없이 온몸으로 항거했던 것이다.

이제 3.10 총파업을 기억하며 다시 깃발을 올리자!
기후위기 전환의 시대, 불평등을 타파하고 평등사회로 대전환을 위해!
새로운 정부에 요구한다. 민중을 위하라! 불평등을 타파하라!

하나. 우리는 3.10 총파업 정신으로 재벌과 부동산 투기자본에 맞서 일하는 사람들의 존엄 있는 삶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3.10 총파업 정신으로 제2공항 중단 결정을 무력화하려는 일체의 시도와 자본의 난개발에 맞서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3.10 총파업 정신으로 불평등을 타파하고, 일자리와 주거, 의료와 교육 등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서 사회공공성 강화와 평등사회로 대전환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2022년 3월 10일
‘민중을 위하라. 불평등을 타파하라’
3.10 도민총파업 75주년 기념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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