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교육과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김지홍 교수는 최근 ‘제주 방언 통사의 몇 측면(경진출판)’을 발간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방언의 통사 영역의 문법 형태소 중에서 종결어미와 선어말어미를 중심으로 제주 방언이 한국어와 공통 형태들을 이용하면서도 다른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음을 밝혔다.

책은 제주 방언의 통사 영역 중 문법 형태소들을 다루고 있다. 종결어미와 선어말어미, 내포 구문의 어미, 4분 체계의 대우 형식 등이 논의된다.

저자는 “제주 방언이 한국어가 아니고 다른 언어라고 주장한 외국 학자의 잘못된 글에 충격을 받았다”며 “그런 이면에는 지금까지 제주 방언을 왜곡하고 별개의 언어인 양 제주어라고 부르며 이질적이고 별난 것만 다뤄 왔던 일들이 깔려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제주 방언은 아직까지도 변변히 그리고 탄탄히 그 언어 사실들이 학문적으로 깊이 있게 다뤄진 적이 없다”며 “구체적으로 책에서 다루는 통사영역에서는 기본 형태소들에 대한 분석조차 철저하게 이뤄진 바 없다”고 말한다. 

이어 “특별하다는 형태소들에 대한 논의조차 형태소 확정과 개념 부여에서 심각한 오류를 담고 있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런 오류와 잘못을 공공연하게 드러내 밝히고자 하는 적극적인 시도가 거의 없었던 듯 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제주 방언은 더 이상 왜곡되게 방치해선 안 되며, 그간의 왜곡과 오류를 학문적으로 명백히 밝혀야 하겠다는 결심으로 책을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제주 방언은 일제 강점기 때에 내선일체를 증명하고자 경성대 교수 소창이 유구어가 일본어와 다르듯이 ‘제주어’라는 말을 처음 썼는데, 광복 이후 국어학 전공자 모두는 ‘제주 방언’이란 올바른 용어를 썼다”고 밝혔다.

또 “그러다가 슬그머니 제주도에서 지원한 사전에 ‘제주어’라는 잘못된 용어를 편집 주체의 이름도 내세우지 않은 채 학계의 반응을 간 보고자 쓴 일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체적인 자각도 없이 제주도가 지방자치에 따라 조례를 정하면서 잘못된 자문으로 ‘제주어’라는 용어를 집어넣었었고, 소멸 위기의 언어로 등록하는 일을 했던 하와이 대학 오그뢰디 교수 등이 제주 방언이 한국어가 아니라는 엉뚱한 주장을 한 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직도 제주어라는 용어를 써야 하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고쳐서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세웠듯이, 조례에서도 잘못된 제주어를 고쳐 놓아야 한다”며 “순수한 제주 방언의 용법을 받아들인다면 민요에 나오는 ‘제줏말’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책은 △제주 방언의 선어말어미와 종결어미 체계 △제주 방언의 인용 구문과 매개인자 △‘-고’ 어미를 지닌 제주 방언의 내포 구문 △Non-caninucal Ending Systems in Jeju Korean △[-겠-]에 대응하는 [-으크-]에 대하여 △제주 방언 대우법 연구의 몇 가지 문제 △몇 가지 단어 형성 접미사에 대하여 등 7장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이 책에서의 결론이 어떤 것이든 간에, 독자들로 하여금 결코 옳다는 이념을 덧씌우거나 포장하려는 것은 아니”라면서 “제주 방언이 왜 한국어의 하위 방언인지에 대한 논의 및 결론도 충분히 관점과 논의 진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는 과정에서 변증법적으로 한국어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동시에 달성될 것”이라면서 “이 책이 공시적으로도 통시적으로도 한국어 연구를 놓고서 언어 사실 및 그 해석 관점을 좀 더 넓혀 놓는 데 한 톨이나마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제주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김지홍 교수는 경상국립대 국어교육과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40여 권에 달하는 저서를 발간한 바 있다. 

지난해 출간한 ‘제주 방언 복합 구문’의 경우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로 선정, 국어학회에서 심악 저술상을 수상키도 했다.

520쪽, 경진출판,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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