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제주] ④ 4·3 완전한 해결 약속...尹 진정성 가려낼 시금석은 추념식 참석

지난 2월5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4.3영령에게 참배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지난 2월5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4.3영령에게 참배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법률·제도·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제주사회에선 새로운 보수정부의 탄생에 기대와 함께 제주4·3이 또 다시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상존한다.

그동안 제주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은 민주정부의 역할이 컸다. 김대중 정부에서 제주4.3특별법이 통과됐고, 노무현 정부 때는 진상조사보고서 발간 및 대통령 사과가 이뤄졌다.

문재인 정부에선 대통령이 4.3추념식에 3번이나 참석했고, 제주도민에 대한 사과는 물론 4.3특별법 개정을 통해 배·보상까지 이뤄지고 있다.

보수정부인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 '4·3위원회 폐지'로 제주도민에게 큰 상처를 남겼고, 그 결과 2008년 총선을 통해 제주도민의 냉정한 심판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도 4·3해결을 약속하며 4·3 국가추념일을 제정했지만 정작 박 대통령은 추념식에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화해와 상생을 역행하는 보수단체들은 일부 희생자 위패 철거, 4·3특별법 헌법소원으로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신분으로 지난 2월5일 4.3평화공원 방문 당시 "얼마나 해드린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겠지만, 제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4·3희생자와 유족들에게 합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적극적인 배·보상을 약속했다.

4·3평화공원에서 헌화와 참배를 한 후에는 방명록에 "무고한 희생자의 넋,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겠습니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윤 당선인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양민이 무고하게 희생됐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넋을 기리고 추모하고 모든 국민이 따뜻하게 보듬고 위로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국민으로서의 도리"라며 "그것이 인권과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입각해서 평화와 국민통합을 이루는 길”이라고 추념식 참석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2월5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4.3영령에게 참배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지난 2월5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4.3영령에게 참배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3월8일 제주 유세에선 "4·3희생자 보상 문제는 대한민국이 인권을 중시하는 자유민주의 국가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문제”라며 “대한민국의 국격과 헌법정신을 위해서라도 과감하게 지원해 유족과 도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세부 공약으로 ▲고령 유족 요양시설 입소 지원 ▲4·3희생자유족회 복지센터 건립 ▲트라우마 치유사업 지원 ▲4·3추모제와 기념사업을 범국가적 문화제로 승화 등을 제시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약속한 제주4·3 관련 공약을 인수위원회를 통해 구체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려되는 점도 있다. 윤 당선인이 당선증을 받은 3월10일 제주검찰은 4.3특별재심 사건을 즉시 항고해 4.3특별법 취지를 무시했다는 도민사회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검찰이 항고하면서 과거 보수정권과 같이 4.3에 대한 왜곡된 시선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도민사회의 우려가 크다. 

윤 당선인이 제주4.3 문제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는 첫 걸음은 오는 4월3일 진행되는 제74주년 4·3추념식 참석 여부다. 보수정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추념식에 참석해 유족과 도민들을 위로하고, '4.3의 완전한 해결' 공약 실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무고한 희생자의 넋, 국민과 함께 보듬겠습니다"라고 쓴 윤 당선인의 4.3평화공원 방명록이  대통령 선거과정에서의 영혼 없는 선전 구호가 아닌, 윤 당선인의  진심임을 보여주는 가장 효율적 방식이 4.3추념식 참석이다.  

과거 보수정부는 제주4·3에 대한 명예회복과 진상규명 약속은커녕 집권 후 오히려 4.3문제 해결을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당선인이 과거 MB.박근혜 보수정부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지 도민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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