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순효 교장 명의 입장문에서 인권조사보고서 겨냥 “교사 매도, 자의적 보고서” 반발

제주여고 전경
제주여고 전경

제주여고 졸업생들이 재학생 시절에 교사들로부터 폭언과 욕설, 성추행 등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정작 제주여고는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이번 인권보고서가 편향성 있고, '학교 죽이기'를 한다는 부적절한 입장을 내놓아 더 큰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과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은 15일 오전 11시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올해 제주여자고등학교 졸업생을 중심으로 지난 1월 27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인권침해 실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인권침해 사례를 보면 “OO년, 이새O, 멍청한O, 눈물을 질질 짜게 만들어줄 것" 등 욕설은 물론 “상담할 때 갑자기 다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는다”, “상담할 때 어깨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은 적이 있다”, “한 선생님은 계속 바지 지퍼를 내리고 다닌다” 등 성희롱 사례도 나왔다.

졸업생 등이 기자회견을 갖자 제주여고는 이날 진순효 교장 명의로 '학생인권침해 보고서에 대한 학교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진순효 교장은 "학교를 사랑하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동문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가장 가슴 아픈 점은 학생을 진정으로 아끼고, 교육에 열정을 바치는 대다수 선생님들이 이번 일로 한꺼번에 매도되는 점"이라고 밝혔다.

진 교장은 "극소수 일부 교사들 때문에 상처받은 학생도 피해자이지만, 아무 잘못없이 열심히 살아온 교사들도 피해자"라는 부적절한 양비론을 내놓았다.

진 교장은 "(교내) 문제를 학교에 먼저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이고 학생회가 할 일인데, 한번도 공식적으로 거론된 적이 없이 한 학생회 임원이 졸업 후 학우들에게 개인적인 상처에 대한 하소연과 설문조사를 함께 병행해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인권교육 보다 민주시민 교육이 잘못됐다고 자책하고 있다"고 이상한 논리를 펼쳤다.

진 교장은 "보고서에 언급된 사안에 대해 자체 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학생들이 보다 자유롭게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상황을 말할 수 있도록 하겠고, 교사의 폭언이나 학생 비하 발언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자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진 교장은 "이번 보고서는 다분히 의도된 편향성이 있다"며 "설문은 졸업생 347명 중 87명이 응답했고, 항목에 따라 문제가 있다고 대답한 학생은 9명에서 50명이며, 그 중 빈도가 가장 많은 것은 폭언이었는데 한 두 명의 교사가 했던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또한 진 교장은 "그것을 마치 모든 교사가 그러는 것처럼 과장해서 표현했고, 객관적 수치 보다 감정적인 자유응답을 부각시킴으로써 통계와는 관계없이 거의 모든 학생의 생각처럼 호도하고 있는 점도 객관적이지 못하고 매우 자의적"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진 교장은 "기준이 모호한 항목으로 교사의 신상을 매도하고, 정황에 대한 설명도 사실 관계도 없이 성희롱을 규정한 점, 내부적으로 제기된 적도 없는 문제를 학교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사실과 다르게 유포한 점도 심히 유감"이라며 "내부적으로 조사하겠지만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교육청에 요청한다"고 조사보고서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진 교장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은 학생들의 상처를 이용해 학교 죽이기를 꾀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학생 인권을 신장하고 건강한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이해 유익하고 생산적인 활동을 해달라"며 이번 인권보고서가 부적절하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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