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해군기지 출발해 가덕도-월성-새만금 등 전국 투쟁현장 방문 ‘40일의 평화순례’ 시작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의 아픔을 겪은 강정마을 주민을 비롯한 130여 명의 순례단 ‘봄바람’은 15일 낮 12시 강정 해군기지를 시작으로 전국의 투쟁 현장을 돌아다니는 40일 간의 순례를 시작했다. ⓒ제주의소리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의 아픔을 겪은 강정마을 주민을 비롯한 130여 명의 순례단 ‘봄바람’은 15일 낮 12시 강정 해군기지를 시작으로 전국의 투쟁 현장을 돌아다니는 40일 간의 순례를 시작했다. ⓒ제주의소리

기후정의, 노동, 인권, 평화 등 각 분야 단체가 제주 해군기지를 시작으로 평화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순례를 시작한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의 아픔을 겪은 강정마을 주민을 비롯한 130여 명의 순례단 ‘봄바람’은 15일 낮 12시 강정 해군기지를 시작으로 전국의 투쟁 현장을 돌아다니는 40일 간의 순례를 시작했다. 

순례단은 해군기지를 시작으로 제주에서 △제주칼호텔 매각 반대 투쟁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 촉구 행동을 진행하고 17일 부산으로 넘어가 △가덕도, 새만금, 제주 제2공항 등 신공항 반대 투쟁, 가덕도 탐방 등에 나선다. 

18일에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울산 정착 관련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간담회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서진 이엔지 약식 집화를 개최한다. 21일에는 월성 원자력 발전소를 찾고 22일에는 대구의 투쟁 현장을 방문해 순례를 잇는다. 

23일에는 송전탑이 세워진 밀양을 찾고 25일에는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과의 간담회를 연다. 이어 28일 영광 핵 발전소 영구폐쇄를 위한 행동, 29일 광주 5.18묘역 방문, 30일 세월호 팽목항 방문 등을 거쳐 4월 30일 서울로 향하는 일정이다. 

순례단은 “지금 당장 기후정의!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전쟁 연습 말고 평화 연습!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등을 주제로 전국의 투쟁현장들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지역과 활동에 연대하고 사회적 의제들을 공동의 문제로 드러내기 위한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천만 비정규직의 시대, 차별과 불평등이 만연한 시대, 기후위기로 생태계 균형이 흔들리는 시대, 평화보다는 전쟁을 연습하는 시대, 누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을 위기의 시대라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위기는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다. 가장 힘없는 곳에서부터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공항을 짓겠다고 갯벌과 섬을 파괴하고 서울에 더 많은 전력을 보내기 위해 시골 마을은 온통 송전탑에 둘러싸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외침에는 여전히 나중에라고 말하며, 기후재난으로 위협받는 사람들의 권리는 기업 이윤 앞에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국방비는 최고치를 경신해 55조 원에 육박하고 세계 6위의 군사력을 자랑하며 분쟁지역에 무기를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위기는 가까이 있는데 정치는 너무나 한가하게 서로를 헐뜯는 것에만 시간을 쓰고 있다”며 “누가 덜 나쁜가를 두고 서로 경쟁할 뿐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외침에 화답하는 정치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순례단은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지 않는다. 위기를 직면하고 다른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며 “투쟁하며 미래를 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며 멈추지 말고 만나 보자고,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권력을 잡던, 대리 권력에 우리의 힘을 맡겨 두고 요청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 각자는 삶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힘을 스스로 실천하며 다른 세상을 선언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정마을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10년간의 아픔을 겪은 곳이다. 전쟁 연습이 아니라 평화 연습이 필요하다고 이 사회에 수년간 외쳐온 강정해군기지에서의 첫 출발은 전 세계가 전쟁으로 고통스러운 오늘 의미있는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