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제주도의회 의원 김태석

다들 ‘고령화, 초고령화 시대가 도래했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주요 정책사업들의 방향은 그리고 제주의 주요 환경은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우리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 나아가 세계적으로 인구 역전 시대(사망>출생)에 접어들면서, 해마다 고령인구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노인이 아이보다 흔한 세상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이전보다 많은 정책이 고령 친화 정책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우리가 살아가는 제주 시장의 흐름은 바뀌지 않았으며, 뭔가 핵심이 빠져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법정 노인 연령이되 노인이라고 자각하지 않는 ‘젊은 노인(Young Old, 일명 ’욜드’)’의 시대 트렌드는 ‘노인=약자’가 아닌 ‘노인=함께’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2020년 기준 베이비부머 세대의 시작인 1955년생이 65세에 접어들었고, 1955~1963년생인 1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현재 65세 이상의 전체 고령 집단과 비슷한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11년 뒤인 2차 베이비부머(1968~1974년생) 세대가 법정 노인 연령에 속하게 된다. 

고령인구 비중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사회는 여전히 노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보행기, 다목적 지팡이, 돌봄 등 단순한 정책 지원뿐이다. 베이비부머가 포함된 시니어 세대들의 욕구는 생존, 안전 등 단순히 기초적인 것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으며, 이들은 이전 시니어와는 좀 더 다양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필자는 이들의 욕구 중 시니어 시장 문화의 변화를 중요시 여겨야 할 것을 강조하려고 한다.

시니어 세대는 기본적으로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세대이다. 통계청의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연령대별로 60세 이상은 순자산(3억7422만원)을 50대(4억987만원) 다음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시니어 세대는 핸드폰 및 컴퓨터 사용이 능숙해 전 연령층 중 유튜브 이용 비율이 가장 높으며, 페이스북 등 SNS 이용 또한 높다. 

이제는 시니어 세대에 대한 단순히 정책 지원사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시니어들(5070세대)의 경제에 대한 힘은 이른바 ‘MZ세대(1981~2010년생)’보다 우월하게 앞서고 있기 때문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자층도 시니어 세대이다. 즉, ‘고령화는 경제 악재가 될 것이다’라는 관념에서 벗어나야 하며, 향후 주력 소비자는 ‘MZ세대’가 아닌 경제적 주도권을 쥔 시니어 세대가 될 것이다.

금융, 운동, 취미생활, 거주 등 제주의 흐름은 시니어 세대에 맞춰 나아가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대열의 다수 국가, 그리고 우리 제주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일본, 미국 등과 같이 고령 국가에 진입한 나라의 정책을 살펴보고, 우리 제주의 상황과 현안을 짚어봐야 할 때다. 

소비의 변화 이외에도, 일자리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젊은 노인’을 만족시키는 일자리가 없다. 정부의 노인일자리 지원사업으로 일하는 고령층이 늘었지만, 이들 일자리는 대부분이 비정규직 또는 파트타임 등으로 한정돼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일하는 65세 이상(기업 임원 제외) 약 510만 명 중 파트타임·비정규직이 약 80%였다. 그러나, 젊은 노인인 베이비부머 세대(욜드, Young Old)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자리는 의미가 없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교육수준, 건강상태, 경제적 여건 등을 비교했을 때 이전 노인과는 차이가 있으며, 이들이 원하면 언제든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노인의 실질적인 니즈를 파악하고 제주의 시장을 세분화해야 점차적으로 제주의 환경은 시니어 세대에 맞출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노인들은 본인의 삶에 정적이지 않다. 동적이며 일명 ‘액티브 시니어’라고 칭할 만큼 경제적으로도 생활적으로도 적극적이며 활기차다. 

김태석 도의원. ⓒ제주의소리
김태석 도의원. ⓒ제주의소리

특히 현재 시니어들은 과거와는 점점 다른 특성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우리 제주 시니어들은 자식 지원에 대해 초점을 두었다면 현재 고령에 접어드는 시니어들은 자신의 자산 운용과 웰니스의 삶을 지향하며 웰니스 못지않게 웰다잉을 원하는 추세이다. 

저출생률이 아닌 이제는 초저출생률, 고령이 아닌 초고령 시대! 따라서 과거처럼 고령자를 고령자로만 인식해서는 제주 사회가 성장할 수 없다. 시니어 세대의 특성을 잘 분석해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제주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 제주도의회 의원 김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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