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09) impartially 치우치지 않게

im·par·tially [impάːrʃəli] ɑd. 치우치지 않게
공정, 사름 널르게 쓰는 거로부터
(공정, 사람을 널리 쓰는 것에서부터)


impartially는 부정접두사 in-(=not)과 part ‘부분(部分)’의 결합이다. 이 part라는 어근(root)에서 나온 낱말로는 partial ‘부분적인’, partisan ‘당파심이 강한’, department ‘부문’, participate ‘참가하다’ 등이 있다. impartially의 어원적 의미(etymological meaning)는 ‘어떤 부분으로 치우치지 않게’이다. 요즘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key word)가 되고 있는 ‘공정(公正)’이 ‘어떤 부분으로도 치우치지 않음’을 뜻한다면, ‘불공정(不公正)’은 ‘특정 부분으로의 치우침’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There is nothing either good or bad, but thinking makes it so.”
(세상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다.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 William Shakespeare의 『Hamlet』 중에서 -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지역 간 갈등, 계층 간 갈등, 세대 간 갈등, 남녀 간 갈등의 저변에는 자기들 생각만이 공정하다는 착각이 고정관념처럼 자리 잡고 있다. 그런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공정은 이념을 초월하여 사람을 널리 쓰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지역 간 갈등, 계층 간 갈등, 세대 간 갈등, 남녀 간 갈등의 저변에는 자기들 생각만이 공정하다는 착각이 고정관념처럼 자리 잡고 있다. 그런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공정은 이념을 초월하여 사람을 널리 쓰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미국의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1953~)은 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Tyranny of Merit」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능력주의(meritocracy)의 치명적 결함(fatal defect)을 수면 위로 드러낸다. 그는 모든 사람이 능력대로 대우받는 것이 ’공정’이라는 능력주의가 과도해지면서 능력과 도덕적 판단력(moral judgment)의 연결고리(connection link)가 끊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능력으로 편을 가르고, 한 편이 성과(achievement)를 독점하면서, 능력과 성과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계급(social class)이 생기고, 이를 세습화(inheritance)하기 위한 범법적(illegal) 시도가 출현하고, 이를 독차지한 사람들의 오만(arrogance)이 폭정(tyranny)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탈락한 사람들(losers)은 부의 상실(loss of wealth)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자존심(pride)을 잃고 굴욕감(sense of humiliation)을 갖게 되며, 이런 대립(confrontation)이 심화되면서 사회적, 정치적 긴장(tension)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미국적이면서도 너무나도 한국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지역 간(interregional) 갈등, 계층 간 갈등, 세대 간 갈등(conflicts between generations), 남녀 간 갈등(conflicts between men and women)의 저변(base)에는 자기들 생각만이 공정하다는 착각(delusion)이 고정관념(fixed opinion)처럼 자리 잡고 있다. 그런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공정은 이념을 초월하여(transcending the ideological differences) 사람을 널리 쓰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사람을 널리 써야만 공정함의 착각을 최소화(minimization)할 수 있고, 그런 포용적 노력(efforts to embrace all)을 통해 만들어진 공정함을 통해서만이 내실 있는(fruitful) 사회적 통합(social integration)을 이루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this is the time when) 자기 생각만이 옳다는 독선의 리더십(self-righteous leadership)에서 벗어나 자기 생각도 틀릴 수 있다는 겸손의 리더십(modest leadership)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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