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책방 무명서점, 4.3 74주기 특별 독서모임 진행

한강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사진=무명서점.
한강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사진=무명서점.

제주4.3의 역사적 아픔을 문학으로 써 내린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는 낭독클럽이 진행된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동네 책방 무명서점은 제주4.3 74주기를 맞아 배우 한은주와 함께하는 독서모임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독서모임에는 ‘모노드라마 자청비’를 만들고 연기한 배우 한은주가 함께하며, 지난해 9월 출간돼 화제가 됐던 한강 신작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를 읽게 된다.

2016년 아시아 작가 최초로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신작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1948년 제주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과 희생자들의 가족사를 마주하는 이야기다. 

광주 5.18의 비극적 참상을 담은 ‘소년이 온다’에 이어 제주 4.3의 역사적 아픔을 문학으로 기록한 ‘작별하지 않는다’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주목 받은 바 있다. 한강 작가는 이 소설이 “무엇보다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투쟁의 서사가 있다. 공간적으로는 제주에서 경산에 이르고, 시간적으로는 반세기를 넘긴다. 폭력에 훼손되고 공포에 짓눌려도 인간은 포기하지 않는다. 작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라고 소개한다.

이어 “이 모든 것이 딸의 눈과 입을 통해 전해진다. 폭력은 육체의 절멸을 기도하지만 기억은 육체 없이 영원하다. 죽은 이를 살려낼 수는 없지만 죽음을 계속 살아 있게 할 수는 있다. 작별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들 곁의 소설가 ‘나’는 생사의 경계 혹은 그 너머에 도달하고서야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만한 고통만이 진실에 이를 자격을 준다는 듯이, 고통에 도달하는 길은 고통뿐이라는 듯이. 재현의 윤리에 대한 가장 결연한 답변이 여기에 있다”고 밝힌다.

사진=무명서점.
한은주 배우의 모노드라마 자청비 공연 모습. 사진=무명서점.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한은주 배우는 제주 자청비 설화를 대본으로 쓰고 연기와 연출까지 하는 1인 3역 작품 ‘모노드라마 자청비’로 활동해온 도내 예술가다. ‘재와 다이아몬드의 땅’, ‘그 여자를 노리는 별별 시도’, ‘소냐 무어의 스타니슬랍스키 연기수업’ 등을 번역하기도 했다.

독서모임 신청은 관심 있는 성인 독자 누구나 가능하며 접수 등 자세한 내용은 이메일(untitledbookshop@naver.com)로 문의하면 된다.

정원경 무명서점 대표는 “코로나 확산으로 사라져간 우리 곁의 작은 무대들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배우와 독자를 잇는 독서모임을 만들었다”며 “전문 연극인이 이끄는 낭독 시간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명서점은 2017년 문을 연 독립서점으로 5년째 지역 주민들과 다양한 책 모임을 운영하는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