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10) populism 포퓰리즘

pop·u·lism [pάpjǝlìzəm/pɔ́p-] n. 포퓰리즘
표가 되지 아녀도 고라야 허는 문제들이 싯주
(표가 되지 않아도 말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


populism은 popul(publ) ‘대중(=people)’과 –ism ‘주의(主義)’의 결합이다. 이 popul(publ)이라는 어근(root)에서 나온 낱말로는 popular ‘인기 있는’, population ‘인구’, public ‘공공의’, publish ‘발표하다’ 등이 있다. populism의 어원적 의미는 말 그대로 대중주의(大衆主義)나 민중주의(民衆主義), 인민주의(人民主義) 정도가 된다. 포퓰리즘은 일반적으로 대중의 견해(views)와 바람(desires)을 대변하고자 하는 정치사상이나 활동을 뜻하는데, 소수의 엘리트가 다수의 대중을 지배하는 엘리트주의(elitism)에 대한 상대적 개념(relative concept)이라 볼 수 있다.

사실, 포퓰리즘 그 자체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대중에게 호소(appeal)하여 다수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다수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 다수의 지배를 강조하고 대중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participation in politics)를 강조한다는 점 등에서 포퓰리즘은 민주주의(democracy)와 맥을 같이한다(in the same sense). 소수의 기득권 정치 세력과는 달리 대중의 눈높이에서(at the public eye level)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표출하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것이다. 브라질의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추진한 기아 퇴치(eradication of starvation) 및 실용주의(practicalism) 노선은 대표적인 포퓰리즘 성공 사례로 꼽힌다. 그는 월 소득액이 최저생계비(the minimum cost of living)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household)에 정부가 현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였는데, 국가 재정(national finance)을 고려하지 않은 선심성(pork barrel) 정책이라는 비난을 받았으나 임기 동안 빈곤율(poverty rate)을 10% 이상 떨어뜨리고 급속한 경제성장(rapid economic growth)을 이룩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포퓰리즘의 본질을 표를 얻기 위한 ‘표(票)퓰리즘’으로 보면서 대중의 인기만을 좇는 대중영합주의로 보는 부정적 시각이다. 지방선거에서도 후보들마다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들을 쏟아내겠지만, 그때부터라도 표가 되지 않아도 말해야 할 문제들을 말하는 후보다운 후보가 누구인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민이 매의 눈으로 제주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야만 참다운 리더를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소리
문제가 되는 것은, 포퓰리즘의 본질을 표를 얻기 위한 ‘표(票)퓰리즘’으로 보면서 대중의 인기만을 좇는 대중영합주의로 보는 부정적 시각이다. 지방선거에서도 후보들마다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들을 쏟아내겠지만, 그때부터라도 표가 되지 않아도 말해야 할 문제들을 말하는 후보다운 후보가 누구인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민이 매의 눈으로 제주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야만 참다운 리더를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소리

문제가 되는 것은, 포퓰리즘의 본질을 표를 얻기 위한 ‘표(票)퓰리즘’으로 보면서 대중의 인기(popularity)만을 좇는 대중영합주의로 보는 부정적 시각(negative point of view)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노동자층(working class)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된 아르헨티나의 페론 정권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페론은 노조(labor union)의 과도한 임금 인상(wage increase)을 수용하는 등 무분별한(indiscreet) 선심성 복지정책(welfare policy)으로 민중의 지지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독재정치(dictatorship)를 펼쳐 아르헨티나의 경제를 악화(deterioration)시켰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런 부정적 시각에서는, 정치 지도자들이 권력과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하여 비현실적인(unrealistic) 정책을 내세울 뿐이며, 포퓰리즘이 국가와 국민이 아니라 특정 집단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political means)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하지만 포퓰리즘에 대한 시각이 어떻든 간에, 어떤 선거에서든 표가 되지 않아도 말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음을 직시(face up to)해야 한다. 이번 20대 대선(presidential election)은  명백히 포퓰리즘(populism) 대선이었다. 명색이 대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층(social class)별, 세대(generation)별, 직종(type of occupation)별, 성별(sex)로 표가 될만한 달콤한 약속들만 경쟁적으로 늘어놓았을 뿐, 표가 되지 않아도 말해야만 하는 정말 중요한 문제들 -- 국가 미래 경쟁력(future competitiveness)에 대한 비전(vision)이나 기후위기(climate crisis)로 나타날 환경 문제 등 --에 대해서는 선거 전략적으로 거의 외면(bury one’s head in the sand) 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대선이 끝났지만 이제 또 지방선거(local election)가 다가오고 있다. 그 선거에서도 후보들마다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pledge)들을 쏟아내겠지만, 그때부터라도 표가 되는 문제들을 말하는 후보(candidate)보다 표가 되지 않아도 말해야 할 문제들을 말하는 후보다운 후보가 누구인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민이 매의 눈으로(with their hawkish eye) 제주를 지키는 파수꾼(watchman)이 되어야만 참다운 리더(true leader)를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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