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다랑쉬굴 11구 유해발굴...바다에 뿌려진 유해

토벌대가 굴 입구에 불을 피워 11명의 민간인을 질식사시킨 다랑쉬굴 학살 현장 모습. 사진=김기삼.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토벌대가 굴 입구에 불을 피워 11명의 민간인을 질식사시킨 다랑쉬굴 학살 현장 모습. 사진=김기삼.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4·3연구소(이사장 이규배, 소장 허영선)는 오는 31일 오후 2시 제주4·3평화기념관 대강당에서 ‘다랑쉬굴 발굴 30년-아! 다랑쉬, 굴 밖 30년이우다’를 주제로 제주4·3 제74주년 기념 스물한 번째 증언본풀이마당을 연다. 이번 본풀이마당에는 다랑쉬굴 희생자 유족 3인이 나서 못 다한 사연을 풀어놓는다.
  
1991년 제주4·3연구소에 의해 발견, 1992년 본격적인 발굴 작업으로 세상에 드러난 다랑쉬굴 11구의 유해발굴은 4·3진상규명운동 과정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이 사건은 4·3의 총체적 모순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기도 했다. 40여년이 지나고 나서야 그토록 찾던 가족들과 다시 상봉할 수 있었지만 수습된 유해들은 유족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화장되어 바다에 뿌려지고 말았다. 
  
이번 증언본풀이 마당에는 당시 스물 한 살의 오빠를 잃었던 함복순(1943년생) 할머니가 나서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처음으로 풀어놓는다. 

고관선(1947년생) 할아버지는 지금 시대 같았으면 화장하지 않았겠지만, 그 때는 힘이 없었던 시절이었음을 토로한다. 이공수(1937년생) 할아버지는 이제라도 다랑쉬굴 부근에 희생자를 위로하는 비석이라도 세워 주길 바라고 있다. 
 

제주4‧3연구소가 지난 2002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는. 4·3증언본풀이마당은 4‧3체험자들이 직접 겪은 기억을 풀어내는 마당이다. 본풀이마당은 자기를 치유하는 트라우마 치유의 과정이며, 4‧3의 진실을 미체험 세대들에게 알리는 장이기도 하다.
 
이 자리에서는 제주출신 소프라노 강정아의 노래공연과 4·3유족이자 시인인 김정순씨의 시 ‘청라’ 낭송이 곁들여진다.
 
허영선 제주4·3연구소 소장은 “다랑쉬굴 발굴은 제주4·3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다랑쉬굴 발굴 30년을 맞이해 그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이번 증언본풀이 마당의 의미를 밝혔다. 이번 본풀이 마당은 제주양돈농협과 한라산소주가 후원한다. 문의 (064)756-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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