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11) smile 미소

smile [smail] n. 미소(微笑)
웃어사 복이 옵주
웃으면 복이 와요


원시인구어(Primitive Indo-European language)의 어근(root) smei-를 어원(origin)으로 하는 smile은 단순히 “미소짓는 행위”만을 뜻하지 않는다. ‘smile welcome(미소로 환영하다)’, ‘smile him into peace of mind(방긋 웃어 그를 안심시키다)’ 등에서는 미소로써 보여주는 어떤 행위를 뜻하며, ‘the smile of spring(봄의 화창함)’, ‘the smiles of fortune(운명의 따스한 손길)’ 등에서는 미소를 통해 연상되는 비유적(metaphorical) 의미가 도드라진다. 또한 ‘come up smiling(새로운 역경에 힘차게 맞서다)’ 등에서는 동사적 의미를 넘어서서 부사적(adverbial)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우리는 흔히 “즐거운 일이 있어야 웃을 게 아닌가?”, “웃기지도 않는데 억지로 웃는 쓴웃음(bitter smile)이 건강에 도움이 될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상식(common sense)과는 달리, 심리학적으로는(in the psychological point of view) 억지로라도 웃어야(squeeze out smiles) 즐거워진다고 한다. 감정(feeling)이 표정(facial expression)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표정이 감정을 유도한다는 이러한 이론이 바로 ‘안면 피드백 가설(Facial Feedback Hypothesis)’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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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on seems to follow feeling, but really action and feeling go together; and by regulating the action, which is under the more direct control of the will, we can indirectly regulate the feeling, which is not. Thus the sovereign voluntary path to cheerfulness, if our cheerfulness be lost, is to sit up cheerfully and to act and speak as cheerfulness were already there.”

(행동은 감정을 따르는 것 같지만, 실제로 행동과 감정은 동행한다. 따라서 우리의 의지에 직접적으로 통제를 받는 행동을 조정함으로써 의지의 지배를 받지 않는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기분좋은 상태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이미 기분이 좋아진 것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다.)

- William James의 『심리학의 원리(The Principles of Psychology)』 중에서 -

1988년 독일의 심리학자 프리츠 슈트라크, 레너드 마틴, 자비네 스테퍼는 위의 가설을 입증하는 실험을 한다. 피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볼펜을 코와 윗입술(upper lip) 사이에 물게 하고, 나머지 그룹은 볼펜을 위아래 어금니(molar) 사이에 물게 한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두 그룹에게 똑같은 만화(cartoon)를 보여준 후 나중에 얼마나 재밌게 봤는지 평가해보는 것이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후자의 그룹에서 만화를 훨씬 더 재밌게 보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볼펜을 코와 입술 사이에 물면 자연히 찡그리게 되는 반면 치아 사이에(between the upper and lower teeth) 물면 저절로 웃는 얼굴이 되기 때문에, 비록 억지웃음이라고 해도 웃으면서 경험한 것에 대해선 더 긍정적인 평가(positive reviews)를 내렸던 것이다.

만우절(萬愚節: April Fool’s Day)은 ‘만인이 바보인 날’이고 ‘만인이 하얀 거짓말(white lie)로 기꺼이 바보가 되는 날’이다. 아이들은 하루에 300번 이상 웃는 반면 성인은 평균(average) 17번에 그친다는 보고(report)가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With advancing years) 자기 얼굴에 책임(responsibility)을 져야 한다고들 하지만, 그 책임이란 것이 온화한 미소(gentle smile)를 머금은 표정으로 굳어지는 경우보다 근심과 걱정에 시달려(with cares and worries) 찡그린 표정(grimace)으로 굳어지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듯하다. 온화한 미소 자체가 복(good fortune)을 불러들이며, 찡그린 얼굴은 화(misfortune)를 불러들인다고 한다. ‘웃으면 복이 온다’라기 보다도 ‘웃어야만 복이 온다’라는 것이다. 오늘, 4월 바보의 날에라도 ‘하얀 거짓말’을 하면서 실컷 웃음을 나눠보도록 하자. 참신한(fresh) 거짓말이 활어(live fish)처럼 팔딱팔딱 뛰는 즐거운 만우절이 되기를!

None are so rich they can get along without it, and none so poor but are richer for its benefits.(미소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부자인 사람도 없고, 미소의 혜택을 누릴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다.)

- Dale Carnegie의 「How to Win Friends & Influence People」 중에서 -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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