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멍 쉬멍](12) 제주 서귀포시 ‘범섬’

‘보멍 쉬멍’은 ‘멍때리기’에 딱 좋은 영상코너다. 미국의 뇌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지난 2001년 뇌영상 장비를 통해 사람이 아무런 인지 활동을 하지 않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특정 부위를 연구해 논문을 발표했다. 라이클 박사는 뇌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을 때 작동하는 이 특정 부위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modenetwork ; DMN)’라고 명명했다. 마치 컴퓨터를 리셋하게 되면 초기 설정(default)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때 바로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는 의미다. [제주의소리]가 긴긴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점차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고, 쉼과 느림이 필요한 우리들에게 ‘멍때리기’에 딱 좋은 휴양·치유의 웰니스(Wellness) 영상콘텐츠를 소개한다. 자연과 일상이 선물해 주는 백색소음(ASMR)도 함께 만끽해보시라. 어느새 저 속에서 ‘내가’ 넋놓고 멍때리고 있으리라. [편집자 글]

사실, 탐라에서 제주로 이어진 역사시대의 몽골과 고려는 그 어느 쪽도 반갑지 않은 외세(外勢)였습니다. 제주 섬사람들에겐 수탈만 해가는 ‘육지것’들이었습니다. 천년 탐라가 고려에 복속되면서 바다 건너 큰 마을이란 낯선 새 이름을 받은 제주(濟州)로선 탐라인이 아니라 ‘고려인’이라는 정체성은 여전히 불편했고 몽골은 완전한 침입자였던 것이지요. 고려 최영 장군이 목호의 난을 정벌했다는 저 ‘범섬’. 외세들의 전쟁으로 무고한 피해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했던 제주 섬사람들에게 범섬은 들숨과 날숨 같은 포말로 숨비소리를 들려줍니다. 나, 살아있다고. 나, 죽지 않는다고.  / 글=김봉현 기자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