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74주년] 본 행사장 통제에 일부 유족들 불만 토로
제74주년 제주4.3 국가추념식 당일 일부 유족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부는 “대통령(당선인)이 뭐라고 유족을 통제하느냐”고 항의했고, 일부는 “그래도 대통령 당선인이 와서 고맙다”고 말했다.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74주년 희생자 추념식이 봉행됐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추념식은 축소 운영됐다. 묵념과 국민의례, 인사말, 경과보고, 추념사, 추모공연 등 순으로 진행됐으며, 발열체크 등이 이뤄졌다.
본 행사장 참석인원은 코로나 거리두기에 따라 299명으로 제한됐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하면서 경호 기준에 따라 유족과 일반 도민들의 추념식장 접근이 더욱 제한됐다.
정부를 대표해 김부겸 국무총리와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참석했고, 구만섭 제주도지사 직무대행, 오임종 4.3희생자유족회장, 각 정당대표, 정당 추천 1인 등이 참석자로 이름을 올렸다.
본 행사장 출입이 통제되면서 수백명의 4.3 유족들은 통제라인 밖 멀리서 추념식을 바라봐야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유족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4.3유족 오방식씨는 “4.3평화공원이 이렇게 넓은데, 299명으로 제한됐다. 대통령 당선인이 온다고 해서 통제하는 것 같은데, 옛날 자유당 시절에나 이렇게 했다. 이전부터 대통령만 오면 유족들을 막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족 A씨는 “왜 이렇게 통제하는 지 모르겠다. 다들 고령이라서 다리도 아픈데, 저 멀리 차 세워 걸어왔다. 또 평소 이용하는 길이 통제돼 더 먼길로 돌아왔다. 고령의 유족들을 좀 더 배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 오모씨는 윤 당선인이 혹여 제주를 찾지 않을 경우 현장 통제가 풀릴까봐 외부에서 대기하기도 했다.
취재진에게 윤 당선인이 방문했다는 얘기를 듣자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4.3평화공원을 벗어났다. 추념식 본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해서 속상하시냐는 취재진 질문에 오씨는 “그래도 대통령 당선인이 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74주년 4.3추념식은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해 ‘4.3의 숨비소리, 역사의 숨결로’라는 주제로 봉행됐다.
주최측은 4.3 피해자와 유족 대부분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지난 2년간 참석이 제한된 65세 이상 유족들을 제한 인원(299명) 내에서 추념식에 참석토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