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총리, 4·3추념사서 강조...오임종 유족회장 “새정부 국정과제에 포함”

제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10시 제주 4·3평화공원 위령제단과 추념광장에서 엄수됐다. 

추념식은 문재인정부를 대표해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했고, 제20대 대통령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당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또 박범계 법무부장관, 행안부차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 국가인권위원장을 비롯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등 여야 정당 대표도 참석했다.

제74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봉행됐다.
제74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봉행됐다.

행사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4·3 생존희생자 및 유족, 정부 및 정당 관계자 등 총 299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190여 명이 참석, 참석자의 60% 이상으로 생존희생자 및 유족 중심의 추념식이 봉행됐다.  

오전 10시 정각 1분간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려 4·3영령에 대한 추념의 시간을 가졌다. 

추념식 사회는 배우 정태우 씨와 KBS 제주방송총국 박아름 아나운서가 맡았다. 외가가 서귀포시 성산인 정태우 씨는 외조부가 4·3유족으로 외조부의 부친, 모친, 형이 4·3희생자다. 

추념식 첫 순서는 4·3을 노래한 김진숙 시인의 ‘사월, 광장으로’를 배우 문희경 씨가 낭송하며 오프닝 영상이 상영됐다. 

이어 헌화와 분향에는 제주 출신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김윤희 씨가 바흐의 ‘아다지오’를 연주해 경건함을 더했다. 

오임종 4·3유족회장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4·3특별법을 만들어 주시고, 진상조사가 이뤄져 노무현 대통령께서 국가공권력이 잘못했다고 사과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4·3해결을 100대 국정과제로 채택해 주시고, 3차례나 추념식에 참석해 영령을 추모해 유족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셨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오임종 제주4.3유족회장
오임종 제주4.3유족회장

오임종 회장은 "한달 후면 대통령에 취임하시는 윤석열 당선인도 4·3추념식에 참석해 영령을 추모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켜 감사드린다"며 "국민통합은 대한민구의 아픈 과거를 보듬고, 화해하고, 상생하는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후보 때 약속하신 4·3해결 공약을 인수위원회에서 국정과제로 채택해 주시고 해결새 주시라"며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 국민통합의 시대를 여는 대통령이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4.3추념사에서 "오늘 우리는 억울하게 숨져간 4·3영령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이곳 제주4·3평화공원에 모였다"며 "깊은 한을 품고 돌아가신, 모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고, 4·3이 잊혀지지 않도록 역사의 증인이 되어주신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위로했다.

김부겸 총리는 "오는 12일부터 개정된 4·3특별법에 따라 4·3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 가능해진다"며 "억울하게 희생되신 그 귀한 목숨과 긴 세월을 갚기에는 억만금의 보상금도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다만 이 보상을 통해 희생자의 명예가 회복되고 유가족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라며 "보상금 지급은 결코 희생자와 유가족 지원의 끝이 아니라 국가폭력에 빼앗긴 삶과 세월에 충분한 위로가 될 때까지 대한민국 정부는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74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봉행됐다.
제74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봉행됐다.

김 총리는 "제주는 4·3이 남긴 그 처절한 아픔을 딛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화해와 상생을 일구어냈다"며 "위대한 공감과 이해, 화해를 이뤄낸 ‘평화와 상생의 정신’은 지금 이념으로, 지역으로, 성별로, 계층으로 쪼개져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 공동체가 반드시 기억하고 간직해야 할 민족사의 유산"이라고 제주도민을 위로했다.

김 총리는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이 역사적 책무를 결코 외면하거나 가벼이 여길 수 없을 것"이라며 "제주도민이 일궈내신 화해와 상생의 정신, 그리고 세월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을 정의를, 국민들과 제주도민들께서 두 손을 맞잡고 세우면 대한민국의 역사는 분명히 앞으로 나악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족 사연은 조부, 부친, 동생이 희생자로 결정된 1세대 유족 강춘희(1945년생, 삼도2동) 어르신의 사연을 배우 박정자 씨가 독백하며 더 큰 울림을 전했다.

추모공연으로 미얀마 소녀 완이화 씨와 도란도란 합창단(6명)이 ‘애기동백꽃의 노래’를 합창했으며, 이어 제주 출신 가수 양지은 씨가 ‘상사화’를 불렀다. 
 
4·3의 대표곡 중 하나인 애기동백꽃의 노래는 최상돈이 작사·작곡한 곡이며, 완이화 씨는 2016년 엄마, 동생과 함께 한국으로 피난 와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안예은이 작사·작곡한 상사화는 그리움을 표현한 노래로 양지은 씨가 유족 없는 희생자 2,786명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진혼무(영상)를 무대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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