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12) consistency 일관성

con·sist·en·cy [kǝnsístənsi], [-ns] n. 일관성
느랑 구짝허게 가사 헌다
(늘 일관성 있게 가야 한다)


consistency는 con- ‘함께(=together)’와 –sist ‘서다(=stand)’의 결합이다. 이 –sist라는 어근(root)에서 나온 낱말로는 insist ‘주장하다’, resist ‘저항하다’, subsist ‘존속하다’ 등이 있다. consistency의 어원적 의미(etymological meaning)는 ‘함께 설 수 있음’이다. 아마도 일관성(一貫性)이 있어야만 함께 설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이 consistency는 17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어떤 대상과의 합의나 조화가 이루어진 상태(state of being in agreement or harmony with something)’를 뜻하는 말로 쓰였으나, 18세기부터는 ‘원칙을 변함없이 고수하려는 자세나 태도(steady adherence to principles, patterns of action)’를 뜻하는 말로도 쓰이기 시작했다. 

일관성은 누군가에 대한 믿음입니다.
작은 물살에 흔들리고 날씨에 따라 변하면 
금방 그 믿음을 잃게 됩니다. 
일관성은 리더십입니다.
앞서가는 사람이 일관성을 잃으면 
뒤따르는 사람들은
엉망진창이 되고 맙니다. 
일관성은 사랑입니다.
한결같은 사람이어야 
그 사랑이 오래갈 수 있습니다.

- ‘고도원의 아침편지’ 중에서 -

KBO의 새로운 수장(head)으로 선임된 허구연 총재는 취임 일성으로(in his inauguration speech) 음주운전(drunk driving), 승부조작(match-fixing), 성범죄(sexual abuse), 약물(doping) 근절(extermination)과 함께 야구팬이 없는 프로야구는 존재 가치(value of existence)가 없다는 ‘팬퍼스트’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KBO리그가 그동안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은폐(cover-up)나 축소(reduction)를 일삼으며 솜방망이 징계(disciplinary action)를 내리기 일쑤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수의 기량이 뛰어나 팀에 보탬이 된다면 은근슬쩍(stealthily) 복귀(comeback)를 타진하는 등 일관성이 없는 일처리로 팬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 왔다고 반성(reflection)했다. 

상대방에 대해서만 일관성을 지키라고 할 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조화로운 합의의 공동체를 이루어 갈 수 있다. 사진=pixabay.
상대방에 대해서만 일관성을 지키라고 할 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조화로운 합의의 공동체를 이루어 갈 수 있다. 사진=pixabay.

정치권에서도 새 정부 첫 내각(cabinet)에 대한 인사 청문(confirmation hearings)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인사기준(personnel standards)의 일관성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인사 검증(verification)과 관련해 현 정부에서 제시했던 ‘7대 기준’을 잣대로 엄격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히자, 국민의힘에선 “자기들도 못 지킨 기준을 들이밀고 있다”고 비판하고(criticize) 있기 때문이다. 그 7대 기준이란 2017년 7월에 문재인 정부가 ‘고위 공직자(high ranking officials) 원천 배제’ 사유로 명시한 병역 면탈(exemption from military service), 불법 재산 증식(illegal property increase), 세금 탈루(tax evasion), 위장 전입(fake resident registration), 연구 부정 행위(research cheating), 성 관련 범죄(sexual abuse), 음주운전 등을 말한다. 표면적으로는 강화된 기준이었지만 그 후로 위장 전입은 ‘2005년 7월 이후 2회 이상’, 연구 부정 행위는 ‘2007년 2월 이후’, 음주운전은 ‘최근 10년 이내 2회 이상’ 등의 조건(conditions)이 붙으며 실제로는 느슨해지기 시작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임기(term of office) 중 야당 동의 없이(without the consent of the Opposition) 역대 최다인 34명의 장관급 인사 임명(ministerial appointment)을 강행함으로써 스스로 7대 원칙을 유명무실(become a mere scrap of pape)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나 한결같은(consistent)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늘 일관성 있게 사람을 대하라고 하는 것이다. 일관성이 있으면 무엇보다 “이번 일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한 걸음 더 나아가(one step further), 일관성이 있어야 그 관계가 투명해지고, 누구나 편안하게 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일관성은 중요하다.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자세나 태도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도, 일관성이 유지되어야만 모두가 함께 설 수 있는 조화로운 상태(harmonious state)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상대방에 대해서만 일관성을 지키라고 할 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조화로운 합의의 공동체(community in harmonious agreement)를 이루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