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회사 매입후 제주시에 건축물 철거 신청...제주칼호텔-마리나호텔도 줄줄이 철거 수순

신세계그룹이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진출을 위해 매입을 추진하다 철회한 제주 뉴크라운호텔(옛 모수관광호텔)이 철거된다.

제주 원도심의 상징적 건물인 제주칼(KAL)호텔과 신제주 초입에 위치한 제주마리나호텔도 잇따라 매각되면서 호텔 철거가 잇따를 전망이다. 

11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모 교육재단이 보유했던 뉴크라운호텔이 부동산투자전문 회사에 넘어가면서 새로운 사업자가 최근 제주시에 건축물 해체 신청서를 접수했다.

제주시 연동 274-12번지 일원에 위치한 해당 건물은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3월 모수관광호텔로 문을 열었다. 지하 2층, 지상 10층 건물로 건축연면적은 1만589㎡ 규모였다.

1990년대 일본인 관광객과 신혼부부들을 유치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유명 브랜드를 내세운 대형 호텔과 외곽지역의 리조트, 펜션 등이 등장하면서 점차 경쟁력을 잃었다.

2019년 신세계그룹 산하 면세사업 전문 법인인 주식회사 신세계디에프가 약 580억원을 투입해 건물과 부지를 통째로 매입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신세계측은 기존 호텔을 허물고 지상 7층, 지하 7층, 건축 연면적 3만8205㎡, 판매시설 면적 1만5400㎡이 면세점을 신축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4월 건물와 부지를 매입한 부동산투자회사는 건물을 허물고 지하 5층, 지상 15층, 183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신축할 계획이다. 최근 제주시에 건축허가 신청도 마쳤다.

제주에서는 뉴크라운호텔에 이어 4월 말 제주칼호텔도 문을 닫는다. 제주마리나호텔도 5월 말까지 영업을 중단하고 건물을 철거 수순에 들어가기로 했다.

역사를 간직한 유명 호텔을 철거한 자리에는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관광업계에서는 칼호텔과 마리나호텔 부지에 아파트와 주거용 오피스텔이 신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1980년대 전후에 세워진 호텔은 경쟁력에서 밀리고 리모델링 비용도 많이  들어 사업 철수 가능성이 높다. 향후 문을 닫는 호텔이더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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