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48평 현 시세는 14~15억... 70~80평대 호가와 비교해 상승폭 부풀려

▲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검증대상] "8억에 판 목동 아파트가 26억으로 3배 올랐다" 원희룡 배우자 주장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지난 10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6년 전 목동 아파트를 매도한 일화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원 후보자 배우자인 강윤형씨는 지난해 10월 20일 대구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인 '관풍루'에 출연해 "남편이 제주지사로 당선돼 내려갈 때 판 서울 목동 아파트가 지금은 3배나 올랐다"면서 "시세보다 싸게 8억 3000만 원에 팔았는데, 6년 만에 26억 원이 됐다"고 말했다.

원 후보자도 지난해 7월 25일 20대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을 12년간 하면서 목동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제주 갈 때 전세를 놓고 가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공직자는 그래선 안 된다 생각해서 팔고 갔다"면서 "그 사이 10억이 올랐다"고 밝혔다. 

원 후보자는 장관 지명 직후 국토교통부 관련 경력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언론은 이 일화를 통해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비판하는 한편, 부동산 정책을 담당할 공직자의 자세를 보여주는 미담으로 활용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정책 책임자로서 아파트 거래 현황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릴 책임도 있다. 이에 원 후보자 부부가 판 목동 아파트 가격이 6년 만에 3배나 올랐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8억 하던 48평 현재 시세는 14~15억... 26억은 70~80평대 '호가'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부인인 강윤형씨는 지난해 10월 20일 대구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인 '관풍루'에 출연해 "남편이 제주지사로 당선돼 내려갈 때 판 서울 목동 아파트가 지금은 3배나 올랐다"면서 "시세보다 싸게 8억 3000만 원에 팔았는데, 6년 만에 26억 원이 됐다"고 말했다 ⓒ 매일신문 유튜브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부인인 강윤형씨는 지난해 10월 20일 대구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인 '관풍루'에 출연해 "남편이 제주지사로 당선돼 내려갈 때 판 서울 목동 아파트가 지금은 3배나 올랐다"면서 "시세보다 싸게 8억 3000만 원에 팔았는데, 6년 만에 26억 원이 됐다"고 말했다 ⓒ 매일신문 유튜브

원희룡 후보자 부부가 판 아파트가 6년 만에 26억 원으로 3배 올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당시 시세가 8억이었던 48평형대 동일 면적의 현재 시세는 14~15억 정도였고, 26억 원은 70~80평형대 호가에 가까웠다.

원 후보자는 지난 2002년 배우자 강윤형씨 명의로 서울 목동 부영그린타운 3차 주상복합 아파트를 3억 7500만 원에 샀다가 지난 2016년 5월 30일 8억 3천만 원에 팔았다. 서울 양천구갑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원 후보자가 2014년 제주지사에 당선되고 2년이 지났을 때였다.

당시 강씨가 소유했던 주택은 '48B형'(공급면적 160㎡, 전용면적 135㎡, 24층)으로 이 아파트 전체 276세대 가운데 단 2세대밖에 없고, 이후 추가 거래도 없었다.

다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면적이 비슷한 '49A형'(공급면적 161㎡, 30세대)이 지난 2020년 11월 21일 14억 4500만 원(4층)에 거래됐고, 지난해 10월 12일 경매로 17억 2021만 원(17층)에 팔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 아파트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집은 지난해 1월 18억 4700만 원에 팔린 54형(공급면적 180㎡, 17층)이지만 면적이 더 넓었다. 적어도 실거래가만 보면 지금까지 이 아파트에서 26억에 거래된 집은 없는 셈이다.

아파트 시세도 실거래가와 큰 차이가 없었다. 2022년 4월 4일 기준 48A형의 한국부동산원 시세는 14억 2천만~14억 8천만 원이고, KB부동산시세도 4월 8일 기준 일반 평균가가 14억 5천만 원(하위 14억 500만원, 상위 15억 원)이다. 강씨가 유튜브에서 발언했던 지난해 10월이나 원 후보자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지난해 7월 당시 시세도 지금과 큰 차이가 없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부부가 지난 2016년 5월 매도한 목동 아파트 동일 면적(48평형)의 현재 시세는 14억~15억 원이었다. 출처: KB부동산시세 ⓒ KB부동산시세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부부가 지난 2016년 5월 매도한 목동 아파트 동일 면적(48평형)의 현재 시세는 14억~15억 원이었다. 출처: KB부동산시세 ⓒ KB부동산시세

강씨가 아파트를 매도한 2016년 5월 당시 KB부동산시세 8억 원(하위 7억 7천, 상위 8억 4천)을 기준으로 보면, 6년 동안 약 7억 5천만 원(약 81%) 오른 셈이다. 

원희룡 후보자도 지난해 8월 30일 재산 공개 때 첨부한 부동산 자산 변동 내역 자료에서는 목동 부영그린타운의 2021년 시세가 15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 원희룡 후보자도 지난해 8월 30일 재산 공개 때 2016년 매도한 목동 부영그린타운 아파트의 2021년 시세가 15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 원희룡
▲ 원희룡 후보자도 지난해 8월 30일 재산 공개 때 2016년 매도한 목동 부영그린타운 아파트의 2021년 시세가 15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 원희룡

제주 단독주택 공시가격도 2배 올라

한편 강씨는 당시 목동 아파트를 팔아 큰 손해만 본 것처럼 주장했지만, 그사이 새롭게 구입했던 제주 집값도 많이 상승했다.

지난 2014년 강씨 명의로 7억 5000만 원에 매입한 제주시 아라이동 단독주택(건물연면적 232㎡)의 개별주택가격(공시가격)은 2015년 1월 기준 2억 6600만 원에서, 2021년 1월 기준 5억 1200만 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단독주택이어서 시세 비교는 쉽지 않지만, 지난해 7월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면적의 단독주택(연면적 178㎡)이 12억 원에 거래된 기록이 남아있다.

이 제주시 아라이동 단독주택은 아직도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6억 원에 거래된 적 없어"... 70~80평형대 호가로 부풀려

강씨가 말한 26억 원은 48평형이 아닌, 이 아파트에서 70~80평형대 호가에 가까웠다.

부영그린타운3차는 1동짜리 주상복합 아파트로 공급면적 기준 85평(15세대), 71평(40세대), 60평(2세대), 57평(10세대), 56평(40세대), 54평(40세대), 50평(36세대), 49평(32세대), 48평(2세대), 47평(2세대), 34평(15세대), 32평(40세대), 30평(2세대) 등 다양한 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강씨가 소유했던 48평형은 중간 정도 면적이고 세대수도 적다.

이 아파트 인근 A 공인중개사는 11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이 아파트가 26억 원에 거래됐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고, 50평형대는 17~18억 원 정도에 나오고 있다"면서 "가장 면적이 넓은 85평형이 25억 원에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 거래는 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부인인 강윤형씨가 지난해 10월 유튜브 방송에서 26억원으로 올랐다는 건, 같은 면적 주택의 시세나 실거래가가 아닌 70~80평형대 주택의 호가에 가깝다. 사진은 네이버 부동산 해당 아파트 매물. 60평대 호가가 24억, 50평대 호가가 17~19억에 형성돼 있다. ⓒ 네이버부동산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부인인 강윤형씨가 지난해 10월 유튜브 방송에서 26억원으로 올랐다는 건, 같은 면적 주택의 시세나 실거래가가 아닌 70~80평형대 주택의 호가에 가깝다. 사진은 네이버 부동산 해당 아파트 매물. 60평대 호가가 24억, 50평대 호가가 17~19억에 형성돼 있다. ⓒ 네이버부동산

실제 네이버 부동산에는 11일 현재 60~70평형(공급면적 198~234㎡) 매물이 23~25억 원에, 56평형(186㎡)이 18~19억 원에, 49형(161㎡)이 17억 5천만 원 정도에 각각 나와 있다.

하지만 이는 실거래가가 아닌 집주인이 부르는 호가여서 현재 시세를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이 아파트 85평형(공급면적 281㎡, 15세대)의 현재 시세는 19억 원으로, 2016년 5월 당시 시세 13억 5천만 원에서 약 40% 올랐다.

[검증결과] "8억에 판 아파트가 26억으로 3배 올랐다" 주장은 '거짓'

원희룡 후보자 부부가 2016년 8억 3천만 원에 매도했던 48평형 아파트 시세는 현재 14억~15억 원 정도로 2배 정도 올랐다. 하지만 강윤형씨는 자신의 아파트보다 1.5배 이상 넓은 70~80평대 주택의 호가와 비교해 3배 오른 것처럼 상승폭을 부풀렸다. 따라서 "8억에 판 아파트가 26억 원으로 3배 올랐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판정한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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