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멍 쉬멍](14) 제주시 오등동 어느 들녘

‘보멍 쉬멍’은 ‘멍때리기’에 딱 좋은 영상코너다. 미국의 뇌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지난 2001년 뇌영상 장비를 통해 사람이 아무런 인지 활동을 하지 않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특정 부위를 연구해 논문을 발표했다. 라이클 박사는 뇌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을 때 작동하는 이 특정 부위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modenetwork ; DMN)’라고 명명했다. 마치 컴퓨터를 리셋하게 되면 초기 설정(default)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때 바로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는 의미다. [제주의소리]가 긴긴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점차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고, 쉼과 느림이 필요한 우리들에게 ‘멍때리기’에 딱 좋은 휴양·치유의 웰니스(Wellness) 영상콘텐츠를 소개한다. 자연과 일상이 선물해 주는 백색소음(ASMR)도 함께 만끽해보시라. 어느새 저 속에서 ‘내가’ 넋놓고 멍때리고 있으리라. [편집자 글]

봄 햇볕에 바람에 오감(五感)이 싱싱하게 자랍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저곳엔 묻혀 있는 게 있습니다. 4월이 짓누르는 잔인한 기억, 살고 싶어 무작정 기어오르던 산행길, 걸음을 옮길 때마다 구멍 난 고무신 밑창에 달라붙어 질척거리던 삶의 무게, 아버지 어머니 누이 바짓단 붙잡고 새끼줄처럼 생명의 끈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 치던 흔적…. 그것들이 묻힌 곳입니다. 이제 그 들판이 푸르름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4월 햇볕도 바람도 좋습니다. 여전히 슬픈 고요를 위로합니다. / 글=김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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