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주시 조천읍서 “혼디 손심엉 만나는 김기량” 개관 기념 전시

제주출신 첫 천주교 순교자로 복자의 반열에 오른 김기량을 현양하는 순교 기념관이 23일 문을 연다. 천주교제주교구는 개관과 함께 그의 일생을 돌아보는 전시를 개최한다. 사진=천주교제주교구.
제주출신 첫 천주교 순교자로 복자의 반열에 오른 김기량을 현양하는 순교 기념관이 23일 문을 연다. 천주교제주교구는 개관과 함께 그의 일생을 돌아보는 전시를 개최한다. 사진=천주교제주교구.

제주출신 첫 천주교 순교자로 복자(福者)의 반열에 오른 故 김기량(1816~1867, 펠릭스 베드로)을 기리는 순교 기념관이 23일 개관한다. 

시복은 가톨릭에서 순교했거나 특별히 덕행이 뛰어난 사람이 죽은 뒤 복자나 성인으로 공식 추대하는 의식을 일컫는다. 

제주 조천읍 함덕 출생인 김기량은 지난 2014년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에 맞춰 진행된 시복식에서 복자로 추대됐다.

그는 1857년 중국으로 표류한 끝에 홍콩에 도착, 성령강림대축일에 루세이유 신부에게 ‘펠릭스 베드로’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게 되면서 제주 출신 첫 천주교 신자가 된다. 

이후 고향 제주에 돌아온 뒤 천주교 교리를 전파하다 1866년 병인박해 당시 붙잡혀 모진 형벌을 받다 이듬해 교수형에 처해졌다. 김기량의 순교는 제주에 천주교를 전파하는 믿음의 씨앗이 됐다는 평가도 따른다.

이러한 복자 김기량을 기리는 ‘김기량순교기념관’이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복자 김기량 순교현양비 옆에 마련됐다. 기념관은 지하 경당 약 129㎡, 1층 전시관 약 79㎡ 등 총 208.80㎡ 규모로 지어졌다. 

제주출신 첫 천주교 순교자로 복자의 반열에 오른 김기량을 현양하는 순교 기념관이 23일 문을 연다. 천주교제주교구는 개관과 함께 그의 일생을 돌아보는 전시를 개최한다. 사진=천주교제주교구.
제주출신 첫 천주교 순교자로 복자의 반열에 오른 김기량을 현양하는 순교 기념관이 23일 문을 연다. 천주교제주교구는 개관과 함께 그의 일생을 돌아보는 전시를 개최한다. 사진=천주교제주교구.

1층 전시관에는 복자 김기량의 표류와 세례, 최양업 신부를 비롯한 사람들과의 만남, 순교자의 얼굴을 상징하는 김형기 중앙대 교수의 미디어아트 ‘빛의 얼굴’을 만나볼 수 있다. 

지하 경당에서는 복자 김기량의 표준 영정 관련 사료가 공개되며, 천주교제주교구에서 1993년부터 시작한 복자 김기량 현양 역사를 담은 영상이 상영된다. 전시 기획과 연출은 조한건 한국교회사연구소장이 총괄했다.

전시는 △프롤로그, 혼디 손심엉 만나는 김기량(함께 손잡고 만나는 김기량) △제1막, 바당질광 육짓길 우티서(바닷길과 육지길 위에서) △제2막, 바당 소나으, 사름을 대멘호다(바다 사나이, 사람을 만나다) △아트워크 빛의 얼굴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표류한 김기량을 일본 나가사키에서 만난 프티장(B.T. Petitjean) 신부의 서한 2통이 처음 공개돼 주목된다. 

천주교제주교구에 따르면 프티장 신부가 파리 신학교 교장 알브랑 신부에게 쓴 1864년 12월 29일 자 편지는 김기량의 일본 표류 시기를 기존 1865년이 아닌 1864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편지에 프티장 신부는 “성호를 매우 잘 긋던 조선 표류인 세 사람을 만났다”며 “조선의 동료 신부들이 그리스도인을 많이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쓰기도 했다. 

전시에서는 김기량이 고향 제주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담긴 루세이유 신부 전기와 김기량에게 묵주를 전달한 내용이 담긴 프티장 신부의 편지 등이 소개된다. 

천주교제주교구는 “빛의 얼굴을 바라보며 우리 곁에 현존하는 모든 순교자를 기억한다. 그들이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굳은 신념이 우리에게 따뜻한 볕으로 내려앉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제주출신 첫 천주교 순교자로 복자의 반열에 오른 김기량을 현양하는 순교 기념관이 23일 문을 연다. 천주교제주교구는 개관과 함께 그의 일생을 돌아보는 전시를 개최한다. 사진=천주교제주교구.
제주출신 첫 천주교 순교자로 복자의 반열에 오른 김기량을 현양하는 순교 기념관이 23일 문을 연다. 천주교제주교구는 개관과 함께 그의 일생을 돌아보는 전시를 개최한다. 사진=천주교제주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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