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8개 시민사회·정당 “타지역 시설 이송 반대”...거제 아쿠아리움은 매년 폐사 반복

제주지역 8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은 21일 오전 9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타 시도 반출 불허와 제주 바다로 돌려보낼 것을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8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은 21일 오전 9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타 시도 반출 불허와 제주 바다로 돌려보낼 것을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녹색당 등 8개 단체가 돌고래쇼에 동원돼온 해양보호생물 제주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바다 방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21일 오전 9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반그룹이 운영하는 퍼시픽 리솜(옛 퍼시픽랜드)은 제주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당장 제주 바다에 방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비봉이는 지난 2005년 불법 포획된 뒤 지난해까지 수조에 갇힌 채 동물 쇼에 동원돼온 제주 남방큰돌고래다. 오랫동안 시민사회단체들이 호반 퍼시픽랜드 측에 야생방류를 촉구해온 개체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퍼시픽랜드를 인수한 호반그룹은 해당 부지에 숙박시설과 복합 휴양 문화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을 세우면서 돌고래쇼를 중단, 남아있는 세 마리의 돌고래를 경남 거제도로 보낸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퍼시픽랜드에 남아있는 돌고래는 비봉이를 비롯해 2019년 서울대공원으로부터 기증받은 일본 수입 수컷 큰돌고래 ‘태지’, 2013년 일본 수입 암컷 큰돌고래 ‘아랑이’ 등이다.

이들 단체는 “호반그룹은 호텔 부지 확보를 위해 지난해 말 돌고래쇼를 중단하고 돌고래를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그런데 몇 달 사이 남은 돌고래를 바다가 아닌 다른 감금시설로 보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호반이 보내겠다는 시설은 거제도의 한 아쿠아리움으로 이곳은 2014년 개장 이후 무려 11마리의 사육 돌고래와 흰고래가 폐사한 곳”이라며 “2015년 이후 폐사가 매해 반복되며, 사람이 흰고래 등 위에 올라타는 등 동물학대 체험을 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반 측은 돌고래들이 생존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방류할 수 없고, 세 돌고래가 같은 수조에 지내면서 서로 한 가족처럼 지냈기 때문에 다같이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라면서 “그러나 이미 방류된 다른 남방큰돌고래들은 연안에 정착해 잘 살아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8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은 21일 오전 9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타 시도 반출 불허와 제주 바다로 돌려보낼 것을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또 “적절하고 신중한 방류과정을 거치면 야생 무리와 결합해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 비봉이의 경우 야생 남방큰돌고래가 자주 보이는 제주시 구좌읍이나 서귀포시 성산읍, 대정읍 일대에 가두리를 설치하고 충분한 적응 기간을 가진다면 잘 살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방류 전 비봉이가 야생 무리와 교감하고 소통하는지 확인하고 바다 적응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방류 시점을 결정하면 될 일”이라면서 “활어 사냥 능력 등 생존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위치추적 GPS를 부착하고 관찰하며 조용히 방류한다면 생존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봉이와 태지, 아랑이는 모두 해양수산부가 정한 해양보호생물로, 타 시설로 보낼 때는 관련 법률에 따라 해수부장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주도지사 역시 이를 막을 수 있다”며 “해수부와 제주도는 돌고래 반출을 불허하고 비봉이의 바다 방류를 이행토록 하는 행정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호반 측이 비봉이 방류를 결정한다면 성공적으로 야생 무리에 합류하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라면서 “이후 모니터링을 통해 남방큰돌고래들이 제주 바다에서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회견에 참여한 제주지역 8개 시민사회단체, 정당(무순)

△핫핑크돌핀스 △제주녹색당 △사단법인 곶자왈사람들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제주동물권연구소 △제주동물권행동 NOW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자연의벗 창립준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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