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 승리 허향진 제2공항 추진 언급에 도민회의 강하게 반발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로 선출된 허향진 예비후보가 제주 제2공항 조속 추진을 언급하자 시민사회가 “도민의 민심을 부정하는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 나설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도민회의)’는 24일 성명을 내고 허 예비후보에게 도지사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도지사 후보로 허향진 예비후보를 결정했다. 후보로 선출된 허 예비후보는 같은 날 오후 2시 제주시 노형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선 진출 소감과 주요 현안에 대해 밝혔다. 

특히 제2공항에 대해 허 예비후보는 “갈등 해소에 도정의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 반대측 주민과 시민사회단체도 진행 과정부터 참여시켜 진솔하게 대화하겠다”며 “제2공항 건설이 추진되면 진행 과정에서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 제2공항을 최첨단 친환경 공항으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행 추진 입장을 되풀이했다. 

도민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제2공항 갈등해결을 위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국토교통부 3자간 합의로 도민여론조사가 진행됐고, 찬·반 의견을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우세하게 나왔고, 받아들이면 갈등이 종식되는데, 허 예비후보는 일련의 과정이 없던 것처럼 무시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핵심이라고 여겨지는 주민결정권을 허 후보는 어떻게 보고 있나. 갈등해결을 위해 수십차례 토론과 재검토회의를 거쳤다. 도민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해 여론조사에서 ‘반대’라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 이상의 갈등 해결 방법이 무엇인지 허 예비후보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도민회의는 “제2공항을 최첨단 친환경 공항으로 만든다는 궤변까지 늘어놨다. 기후위기시대 공항 자체가 환경의 부하이며, 반환경적이라는 점은 전 세계의 공통된 시각”이라며 “각국은 새로운 공항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있던 공항도 폐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프랑스 하원은 열차로 2시간30분 이내 거리 국내선 항공 운항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프랑스 파리 남쪽 오를리 공항에서 낭트와 보르도까지 짧은 거리의 항공선이 폐지될 예정”이라며 “환경 민감도가 큰 섬 지역에서 두 개의 공항을 운영하는데, 어떻게 친환경일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도민회의는 “허 예비후보의 제2공항 조속 추진은 소수의 부동산 투기꾼들의 잇속 챙기기에 숟가락을 같이 올린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도민사회를 기만하고 무시해 제2공항 추진을 닦달하는 허 예비후보는 도지사의 자격이 없다”며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도민회의는 더불어민주당도 겨냥했다. 

도민회의는 “오영훈, 문대림 예비후보도 제2공항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애매모호한 입장은 용납되지 않는다. 국토부나 환경부의 결정을 지켜본다는 책임회피를 걷어치우고, 도민 뜻에 따라 제2공항 백지화를 공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도민회의는 “제2공항 강행추진을 천명하거나 동조하는 모든 정치 집단이 지방선거에서 심판 받을 수 있도록 모든 활동을 추진하겠다. 민의를 부정하고 제주의 가치와 도민 삶을 훼손하는 썩은 정치세력으로 낙인찍혀 도태되는 잘못된 길로 나아가지 않길 요구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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