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JDC 대학생아카데미] 김하원 해녀의부엌 대표, “현대인에 필요한 공감과 위안, 제주 자원 중요”

 

 

“여러분이 제주의 대학생인 건 정말 플러스 요인입니다. 제주도의 문화, 자연 자원에 관심을 두고 반드시 가능성을 찾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주관하는 2022 JDC 대학생아카데미의 1학기 일곱 번째 강연이 19일 녹화돼 26일 공개됐다.

지난 19일 2022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일곱 번째 강의를 펼치고 있는 김하원 해녀의부엌 대표. ⓒ제주의소리
지난 19일 2022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일곱 번째 강의를 펼치고 있는 김하원 해녀의부엌 대표. ⓒ제주의소리

제주의 가치를 담은 극장식 로컬푸드 레스토랑, 해녀의부엌의 김하원 대표가 ‘차별화된 창업 아이템을 찾고 있다면 로컬에 집중하라!’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해녀 집안에서 자란 그는 뿔소라 등 가격 주도권을 빼앗긴 제주 해산물의 현실을 설명하며 “해녀의부엌을 설립할 때 하락한 수산물의 가치를 먼저 올려야겠다고 목표를 잡았다. 높은 가치를 먼저 알리고, 가치가 점점 높아지면 기회가 올 테니, 산업 인프라, 설비를 먼저 구축해놓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 수산물 수출비중의 80%가 굉장히 헐값에 판매된다. 근데 놀랍게도 원물의 시장규모는 무려 8천억 원이다. 부가가치를 높이고, 가공을 하면 적어도 몇십 배는 뛸 수 있는 시장인테 유통구조의 한계와 생산자의 폐쇄성에 막혀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의 문화, 자연을 보면 가치가 높은 시장이 많은데 매력 있게 풀어내는 시도가 많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제주는 기회의 땅이다. 창업을 할 때 유행만을 쫓을 게 아니라, 제주 지역에 집중해서 제주의 자원을 발견한다면 엄청난 규모의 시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2022 JDC AI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일곱 번째 강의를 펼치고 있는 김하원 해녀의부엌 대표. ⓒ제주의소리
지난 19일 2022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일곱 번째 강의를 펼치고 있는 김하원 해녀의부엌 대표. ⓒ제주의소리

제주가 낳은 유망 관광 벤처기업, 해녀의부엌이 탄탄대로만을 걸어온 건 아니다. 타 지역과 달리 제주 해산물 생산자들은 흔히 말하는 괸당 문화로 인한 폐쇄성이 높았고, 평균연령대도 높다. 김하원 대표 본인 또한 다시 시골로 돌아오는 게 맞는지, 문화예술로 과연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불안했지만, 자신의 가족, 마을이 처한 문제로부터 답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우선 문제해결을 위해 처음엔 해녀 분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에 가장 집중했다. 또 창업을 하면서 결심한 게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겠다고 맘 먹었다. 처음에는 지원을 받을 기회가 많지만 순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죽음의 고비인 3~5년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의 강력한 해산물 브랜드 구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주 톳은 자연산 톳인데도 양식인 완도산과 하나로 묶여 한국산 톳으로 수출되고 같은 가격을 받아왔다. 자연산 일본 톳과 양식산 한국 톳이 비교당하는 걸 보며 브랜드의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제주 해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마을에도 좋은 기회가 될 아이템을 고민하다 나온 게, 구좌읍 종달리 어판장을 개조해 공연장 겸 다이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매력적인 브랜드 체험을 선보이고, 단지 경험에서 끝나지 않고 제주해산물 구매로 이어지도록 온라인 커머스도 운영하고 있다.

해녀의부엌에서는 해녀 공연 이후 해녀로부터 직접 채취한 해산물의 이야기를 들으며 식사할 수 있다. 사진=해녀의부엌.
해녀의부엌에서는 해녀 공연 이후 해녀로부터 직접 채취한 해산물의 이야기를 들으며 식사할 수 있다. 사진=해녀의부엌.

설립 2년 반 정도가 지난 지금, 해녀의부엌은 평균 예약률 96.8%, 방문 관광객 3.5만명을 달성했다. 또 프로젝트 맵핑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 개발, 온라인 콘텐츠 구독 서비스 준비, 해녀의부엌 자사몰 운영, 온라인 펀딩 및 밀키트 해산물 납품 등 제주 수산물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브랜드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지역 로컬 창업을 할 때 “반드시 지역이 처한 문제를 발견해 지역민과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길 바란다. 사람들은 이 회사가 지역과 지역민을 이용하는 회사인지, 같이 가는 회사인지 척 보면 다 안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고민을 계속 해나간다면, 전세계에서도 차별화되는 브랜드와 비즈니스 모델이 될 거라 확신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저는 앞으로 돈이 되는 건, 반대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득수준이 높아져 웬만한 건 돈으로 구입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본능과 결코 떨어지지 않지만, 공급이 늘 필요한, ‘공감, 위안, 교감’이 큰 가치가 될 것”이라며 “로컬의 자원에는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꾸며내서 만들 수 없는 순수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감동과 위로를 준다. 이 가치를 다시 한 번 바라보는 시간이 됐길 바란다”며 강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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