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지질학적 가치↑, 멸종위기종 다수 서식 등 보호지역 지정 자격 ‘충분’
제주환경운동연합-오조리 마을회 ‘오조리 연안 습지 보전관리방안’ 토론회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연안 습지 전경.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마을회는 26일 오후 2시 오조리 마을회관에서 ‘오조리 연안 습지 보전관리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은 오조리 연안 습지를 제대로 보전하기 위해 연안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가 중심 주제로 다뤄졌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연안 습지 전경.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마을회는 26일 오후 2시 오조리 마을회관에서 ‘오조리 연안 습지 보전관리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은 오조리 연안 습지를 제대로 보전하기 위해 연안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가 중심 주제로 다뤄졌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해양수산부와 문화재청이 지정한 법정보호종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멸종위기를 겪는 생물들이 살아가는 제주 성산읍 오조리 연안 습지. 

지형·지질학적 가치가 높아 제주를 대표하는 습지로도 불리는 오조리 연안 습지를 보전할 방법을 찾기 위한 토론회가 지난 26일 열렸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마을회는 26일 오후 2시 오조리 마을회관에서 ‘오조리 연안 습지 보전관리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오조리 연안 습지가 지속적인 오염과 난개발로 인해 심각한 파괴에 직면하고 있어 이를 보전, 관리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은 오조리 연안 습지를 제대로 보전하기 위해 연안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가 중심 주제로 다뤄졌다.

토론에 앞서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연안 습지를 중심으로 한 ‘제주도 습지 정책의 평가와 보전관리 방향’을 발표했다. 

이 사무처장은 “제주도의 연안 습지가 21곳인데 20년 전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습지조사단을 꾸려 제주도와 함께 조사했던 내용에서 나아간 것이 하나도 없다”며 “연안 습지에 대한 현황조사의 미흡함과 보전에 대한 제주도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최근 제주도가 수립한 습지 보전 실천계획에서는 연안 습지가 아예 빠져있다. 제주도는 연안 습지를 포함하는 습지 보전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습지 보전을 위한 기초조사와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안 습지에 서식하는 법정보호종 중 환경부가 지정한 종만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해수부와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법정보호종과 미지정 됐으나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직면한 생물 등을 포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보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철새 보호 관리방안도 강화돼야 하며, 습지의 지형·지질학적 가치를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마을회는 26일 오후 2시 오조리 마을회관에서 ‘오조리 연안 습지 보전관리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마을회는 26일 오후 2시 오조리 마을회관에서 ‘오조리 연안 습지 보전관리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이 사무처장은 “습지 보전 방안을 고려했을 때 오조리 연안 습지는 제주도를 충분히 대표하는 습지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한 뒤 “육계사주로 만(灣)이 형성, 습지가 만들어져 지형·지질학적으로 매우 가치가 높고, 멸종위기종 다수가 서식하는 철새도래지로써 보전가치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관적 가치를 고려했을 때도 연안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역설했다.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 지회장은 ‘오조리 연안습지의 철새 도래 현황 및 보전 방안’을 주제로 그간의 조사결과 등을 발표했다. 

강 지회장은 제주도는 국내 기록 종의 77%가 서식할 만큼 새들의 천국이라고 밝히면서 그중 오조리에서 발견되는 새만 206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강 지회장은 “오조리에는 겨울 철새가 많은데 이는 갈대밭과 해송 숲 등이 넓게 퍼져있어 철새 서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며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주요 월동지가 오조리 연안 습지”라고 강조하며 보전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특히 오조리에는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원앙, 고니, 흑두리미 등 24종에 이르는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 만큼 보전을 위해 보호구역 지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 발표에 나선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는 ‘습지보호지역의 주민참여 사례와 활용방안’을 발표했다. 

고 대표는 “마을에 보호지역이 생긴다면 재산권 행사제한 등 피해를 먼저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그만큼의 주민의 복리 증진에 필요한 지원들이 많아진다”고 피력했다.

정부 차원의 지역주민 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지역주민이 주체가 돼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 추진할 수 있으며 습지센터 운영, 보호구역 활용 브랜드 구축, 생태교육장 활용과 보전관리인력 채용 등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고 대표는 “오조리 연안 습지도 보호지역으로 지정된다면 각종 지원을 통해 생태교육, 생태관광과 접목,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직접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마을회는 26일 오후 2시 오조리 마을회관에서 ‘오조리 연안 습지 보전관리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최정원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사무관은 습지보호지역 지정 취지와 절차를 설명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 동의라고 강조했다.

최 사무관은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주민 동의가 가장 중요하다. 오조리 마을회 차원에서 큰 관심과 추진 의지를 보이는 만큼 오조리 연안 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조리 연안 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면 제주도 첫 연안 습지 보호구역이 되는 만큼 해수부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 지정 필요성에도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제발표가 모두 끝난 뒤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이 좌장을 맡고 △고기봉 오조리 마을 이장 △좌종헌 제주국제대학교 교수 △정상배 제주자연학교장 △양동진 제주도 해양산업과 해양관리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이 진행됐다.

고기봉 오조리 마을 이장은 “습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오조리 연안 습지는 마을 발전과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보호구역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오조리 연안 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면 국가대표 연안 습지가 될 것”이라며 “보호구역 지정은 오조리 마을에 양질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제주도 대표 생태관광지, 생태교육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주민들 역시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수부와 제주도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오조리 마을, 오조리 연안 습지를 만들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좌종헌 제주국제대 교수는 오조리 연안 습지의 부영양화 등 심각한 오염 상황을 지적, 체계적인 보전과 복원 노력이 있어야 함을 피력했으며, 정상배 제주자연학교장은 지금까지는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곳만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왔다며, 오조리 연안 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면 제주도 환경보전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마을회는 26일 오후 2시 오조리 마을회관에서 ‘오조리 연안 습지 보전관리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마을회는 26일 오후 2시 오조리 마을회관에서 ‘오조리 연안 습지 보전관리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양동진 제주도 해양산업과 해양관리팀장은 “지역주민들이 자연환경보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감명 깊다”며 “오조리 마을이 제주도 환경보전에 중요한 초석을 놓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주민 삶이 질을 높이고 미래지향적인 지속가능한 제주가 될 수 있도록 습지보전방안과 보호구역 지정에 대해 고민하겠다”며 “인근 지역까지 생태벨트로 보호할 방안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종합토론에서는 주민들이 오조리 연안 습지의 오염과 파괴가 극심하다며 이에 대한 제주도와 해양수산부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주민 스스로가 오조리 연안 습지 보전에 관심과 열의가 큰 만큼 반드시 연안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제주도와 해수부에 요청했다. 

이에 최 사무관은 “주민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 연안 습지의 중요성과 가치가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오조리 연안 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정봉숙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오조리 연안 습지 보전에 대한 주민들의 강한 의지가 확인됐다”며 “해수부 역시 연안 습지 보호구역 지정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 만큼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조리 마을, 시민사회, 제주도, 해양수산부가 합심해서 오조리 연안 습지가 보호지역으로 빠르게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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