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민중진영, 민주노동당 통한 '정치세력화' 선언...후보 전술 채택

민주노총과 농민회, 여성농민회, 민주노동당 등 제주지역 노동 농민 진보정당 4대 조직이 내년 4.15 총선에서 '민중의 정치세력'화를 내걸고 기존 보수정치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그리고 민주노동당 제주도지부는 4일 오후7시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서 집행위원급 간담회를 갖고 민중의 정치세력화와 2004년 총선 공동방안 마련에 나선다.

대통령선거를 제외한 지역선거에서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을 통해 지난 지방의회 선거에 나선 적은 있으나 민중세력의 양 축인 농민회까지 결합한 총선 도전은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이들의 움직임에 지역정가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내년 총선을 후보의 인물이나 정당의 선호도가 아니라 진보적인 정당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보수정당과 진보정당간의 싸움으로 규정짓고 있어 과연 4.15 총선을 통해 제주지역에 진보정당의 뿌리를 착근 시킬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이미 민주노동당을 통해 4.15 총선에서 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확정한데 이어, 농민회 제주도연맹 역시 지난 11월 4일 전국농민회가 '민주노동당을 통한 정치세력화' 방침에 따라 구체적인 총선준비에 착수함으로써 노동자 농민의 정치세력화가 전면에 급부상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제주시지역구 민주노총 후보로 김효상 민주노동당 제주도지부장을 인준한 상태로 민주노동당 내부에서 후보 선출과정을 밟고 있으며, 농민회 역시 농민조직이 잘 구축돼 있는 산남지역을 중심으로 농민후보를 낸다는 적극적인 후보전술을 검토중에 있어 내년 총선에서는 최소 한 개 선거구에서 민중후보가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고승남 민주노총 교육선전국장은 "기본적으로 우리당이나 민주당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보수정치의 길을 가고 있으며, 제주지역도 기존 정당들이 지역의 진보적 발전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후 "국제자유도시를 비롯한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벌어지고 있으나 노동자 농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면서
"때문에 노동자 농민이 직접 정치에 나서는 것이 이 같은 잘못을 극복하는 길로 내년 총선에서는 보수정치와 진보정치의 격돌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고광덕 농민회 정책실장도 "이 당이나 저 당이나 농민들이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태"라며 "농업의 새로운 활로 모색차원에서라도 이제는 직접 노동자 농민이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민중의 정치세력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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